[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영화 ‘굿바이 싱글’ 출연 배우 마동석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영화 ‘굿바이 싱글’ 출연 배우 마동석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영화 ‘굿바이 싱글’의 평구는 ‘마요미’(마동석+귀요미)의 연장선상에 있다. 극 중 직업도 조직 폭력배·형사·살인범이 아닌 미국에서 유학한 스타일리스트다. 그동안 마동석이 맡았던 역할이 그의 외모에서 비롯된 이미지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 이번 역할은 마동석의 내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배우 김혜수는 최근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마동석의 강점은 인간미”라며, 마동석이 겉으로는 상남자의 이미지가 가득하지만 내면은 따뜻함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어떤 역할을 해도 그의 인간미가 느껴지기 때문에 대중들이 그를 사랑하는 거란 말까지 덧붙였다. 겉모습이 아닌 내면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는 ‘인간미’가 뚝뚝 묻어나는 남자, 마동석을 만났다.

10. 영화에서 해외파 스타일리스트를 역할을 맡았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인지 궁금하다.
마동석: 난 옷을 잘 모른다. 스타일리스트들이 주는 옷을 입고, 평소엔 편한 옷을 입는다. 이번 영화에선 덕분에 옷을 많이 입었다. 스무 벌이 넘는 옷을 맞췄다. 맞는 기성품이 많질 않다. 여배우 스타일리스트라 화장품 브랜드도 많이 알아놔야 했다. 이번 기회로 몇 개 외웠는데, 아직도 어렵다.

10. 스타일리스트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으니까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겠다.
마동석: 평구가 안경을 쓰고 다니는데, 그건 정윤기 스타일리스트가 안경을 쓴 걸 따라한 것이다. 그 외엔 딱히 모델이 된 스타일리스트는 없다. 사실 평구가 고주연의 매니저나 다름없어서 여배우 매니저들한테 많이 물어봤다. 많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더라.

10. 본인은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연기자인가?
마동석: 남자 배우들은 스타일리스트랑 많이 얘기 안하는데. 나와 일하는 친구들은 10년 넘게 같이해서, 가족과 같다. 이번 영화에 의상도 우리 스타일리스트들이 했다. 친구처럼 편하게 지낸다.

배우 마동석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마동석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굿바이 싱글’은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마동석: 감독과 아는 사이였다. 감독이 먼저 남자 주인공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더라. 시나리오를 보니까 서로 같이 얘기하면서 만들어갈 부분들이 있었다. 서로 얘기도 많이 하고, 내가 대사를 채운 부분들도 있고. 원래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다. 워낙 사람이 서글서글하고 좋게 얘기하면서도, 자기가 고집을 부려야할 때는 고집을 부린다. 그런 면이 좋다.

10. 채웠다는 의미가 궁금하다.
마동석: 시나리오를 영상으로 옮기다보면 의미가 온전하게 전달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 부분들을 감독과 함께 얘기하면서 추가적으로 대사를 만들어 채워 넣는 거다. 극 중에서 내가 ‘신사임당’ 감독(전석호)에게 “미국에서 널 거둬 먹였는데”라고 말하는 부분이 원래 없었다. 내가 감독에게 미국 한인사회에서 그런 경우가 있다고, 대사에 녹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대사를 만든 거다.

10. 평구 역을 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있었는지?
마동석: 평구는 극과 극의 여자인 주연(김혜수)과 단지(김현수)에서 벌어진 일을 지켜보면서 책임감도 느끼고,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 감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 영화에 유쾌함을 더하는 역할을 해야 해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코미디 연기를 할 때는 선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과장되게 표현해야 좋을 때가 있고, 도리어 좀 코미디를 덜어야 좋을 때가 있는데, 그걸 잡는 것이 어렵다. 고주연과 평구, 단지의 상황이 진정성 있게 느껴져야 한다. 연기를 겉핥기로 하면 관객에게 들킨다. 센 역할은 센 역할대로, 말랑말랑한 영화는 말랑말랑한 대로 어렵다.

배우 마동석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배우 마동석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김혜수가 자상하고 섬세하다고 칭찬했다.
마동석: 혜수 선배가 더 자상하고 섬세하다. 난 내가 자상하고 섬세한지 모르겠다. 그런 면이 있나? (웃음) 내 성격이 반반이다. 평소에는 얘기 안 해주면 아무 것도 모를 정도로 단순하지만, 연기를 할 때는 굉장히 예민하고 섬세하다.

10. ‘오해영’ 서현진이 극 중 부인으로 나온다.
마동석: 워낙 센스 있는 친구라 연기 호흡 맞추는 데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서현진은 10년 전, MBC 드라마 ‘히트’할 때 선배 형사 딸로 나올 때 잠깐 보고, 거의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연락처도 모르고 있었다. 이번에 ‘또 오해영’이 잘돼서 정말 잘됐다. 이렇게 배우들은 각자 언젠가 빛을 보게 되는 작품들이 있는 것 같다.

10. 아역배우 김현수와는 벌써 세 작품 째 같이 한다.
마동석: 영화 ‘더 파이브’와 ‘살인자’에 같이 출연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같이 시사회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웃음) 현수는 굉장히 센스 있고 좋은 배우다. 평소에는 되게 내성적이고 조용하다. 현장에서 “삼촌 오랜만이지?”라고 물어보니까 굉장히 쑥스러워하더라.

10. 김현수가 부쩍 큰 걸 보면 나이를 먹었다는 게 느껴질 것 같다.
마동석: 현수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극중의 내 아이가 갓난아기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애들이 계속 크고 있다. 이번 ‘굿바이 싱글’에서 내가 아들이 셋이었는데 진짜 아들같이 느껴지더라. 아, 내가 열 살짜리 아들이 있어도 전혀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실감했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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