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정부가 다카 베이커리 카페 테러를 저지른 배후로 자국내 자생 극단주의 단체 '자마툴 무자헤딘 방글라데시'(JMB)를 지목하면서 이 단체에 관해 국제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인도 분쟁관리연구소(ICM)가 운영하는 남아시아테러포털(SATP) 등에 따르면 JMB는 1998년 후반 압둘 라흐만이 결성했다. 1억6000만 인구 가운데 83%가 이슬람교도인 방글라데시에 이슬람법(샤리아)에 따른 종교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상시 활동하는 조직원은 1만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방글라데시 정부는 2005년 테러단체로 규정해 활동을 금지했다.

이들은 "인간이 만든 법에는 미래가 없다"며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전복해 쿠란과 하디스(이슬람 예언자 모하마드의 언행록)에 기반한 체제 구축을 원한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이념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성의 사회활동뿐 아니라 시민단체, 영화관, 문화행사 등에도 반대하는 극단주의 성향을 보였다.

이들은 2005년 방글라데시 전국 300여곳에서 500여발의 급조폭발물을 하루에 터뜨리며 판사, 경찰 등 20여명을 살해했다. 이후 당국의 대대적인 검거가 이뤄지면서 라흐만을 비롯해 지도부 6명이 2007년 한꺼번에 사형돼 활동이 다소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JMB는 또다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3년 전부터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세속주의 성향 블로거, 성적 소수자, 외국인, 소수 종교인 등에 대한 공격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정부가 이의 배후에 JMB가 있다고 보고 단속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달 5일 JMB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 소탕에 주력한 경찰관의 아내가 아들이 보는 앞에서 괴한에게 잔인하게 살해되면서 정부가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펼쳐 1주일간 JMB 대원 100여명을 포함해 범죄 수배자 등 모두 1만2000여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소수자 대상 테러와 관련해 JMB는 특별히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난해 9월 네덜란드계 구호단체에서 일하던 이탈리아인을 다카에서 살해했다고 주장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20여차례 이상 방글라데시에서 자신들이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JMB가 IS와 연계해 방글라데시에서 테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아시아태평양재단의 사잔 고헬은 미국 CNN 방송에 "방글라데시에서 외국인과 교수, 학자 등을 주로 공격하는 JMB는 IS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이고 무신론자나 블로거를 주로 공격한 안사룰 방글라 팀(ABT)은 알카에다 남아시아지부(AQIS)와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N은 일부 보도에서 JMB가 IS 연계단체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또 IS가 현지의 세력과 연계해 대리 테러를 저지르는 방식으로 최근 전략변화를 시도한다는 분석이 있는 만큼 JMB와 IS의 연계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베이커리 카페 인질 테러는 다량의 무기가 동원되고 테러범들이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 방글라데시에선 보기드문 외국인 상대 테러로 무슬림과 비무슬림을 구별해 살해했다는 점 등에서 IS 등 국제테러 집단과의 연계설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정부는 JMB와 IS가 연계했다는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JMB는 자국내 야당 과격세력과 관련있다고 반박한다. 아자이 사흐니 ICM 집행이사도 "IS는 시장에서 한두사람 찌르려고 어슬렁거리지 않는다"며 IS가 JMB와 연계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