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LPG는 액화석유가스(Liquefied Petroleum Gas)를 의미한다. 그런데 같은 액화석유가스라도 프로판과 부탄의 성분 비율에 따라 용도는 나눠진다. 그래서 해외에선 수송용의 명칭을 별도로 '오토가스(Autogas)'라 정하고, 가정용과 차이를 두고 있다.

[칼럼]'LPG' 대신 '오토가스(Autogas)'로 바꾼다면

실제 미국에선 수송용 LPG를 '프로판 오토가스(Propane Autogas)'로 부르며, 영국은 그냥 '오토가스'로 사용한다. 아시아에서도 필리핀이 오토가스, 또는 오토LPG로 불리는 게 일반적이다. 수송용 LPG를 적극 활용 중인 일본도 '오토가스'로 부르며 가정용과 차이를 둔다.

한국의 경우 초기 LPG 도입은 가정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국내 생산량이 늘면서 수송용에도 사용됐지만 연료 명칭에 차이를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동차에 LPG 연료가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들을 유럽이나 일본처럼 '오토가스'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PG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높지 않고, 용어 자체가 가정용과 수송용에 혼동을 준다는 점에서다.

그런데 '오토가스'로 부르자는 주장의 이면에는 LPG 연료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현재 LPG는 신차 출시 후 5년이 지났을 때 일반 소비자의 구매가 가능하고, 신차는 특정 계층만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사용 대상을 한정한 것은 상대적으로 LPG 연료의 수급 문제에서 출발했다. 연료 자체가 부족해 무한정 공급할 수 없었고, 세액을 낮춰 사용자를 제한했다. 그래서 일종의 '혜택'이고, '저렴한 연료'라는 생각이 굳어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오토가스'로 바꾸자는 의미는 LPG 연료가 휘발유나 경유를 대신하는 저렴한 연료가 아니라 자동차의 여러 연료 중 하나이고,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은 친환경 연료임을 부각시키자는 방안에서 출발했다. 게다가 수급 문제도 이제는 사라졌다는 게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여 최근 국회 일각에서 LPG 사용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차제에 명칭마저 '오토가스'로 바꾸자고 힘주어 말한다.

물론 LPG에서 '오토가스'로 바꾼다고 연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적어도 LPG를 가정용과 수송용으로 구분하는 데는 일정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연료선택권을 소비자에게 건네고 있는 글로벌 수송용 에너지 흐름을 고려하면 LPG보다 '오토가스'로 부르는 게 혼동을 방지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최근 정부의 노후경유차 폐차 지원에 대해 LPG 쪽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10년 전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사업을 했고, 10년이 흘러 또 다시 같은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그럼 10년 뒤 올해 구입한 경유차의 폐차를 다시 지원하게 될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사용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에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공정한 게임을 펼치는데, 사용 제한 완화는 핸디캡이니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