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해도 감원 칼바람…국민은행, 내달 희망퇴직 실시
국민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중간 책임자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개선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올해와 내년 임금피크제로 전환되는 직원인 1000여명 가운데 500여명이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올해와 내년 임금피크제 전환 예정 직원(1962년 이전 출생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시중은행 중에선 올 상반기 170여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한 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24~27개월치 기본급여에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여름 정기 인사 직전인 다음달 초 희망퇴직 최종 인사가 이뤄진다. 그동안 국민은행에서는 대상자의 25~30% 안팎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지만 이번에는 이를 웃돈 절반가량인 500명 정도가 퇴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2000여명의 인력을 줄였는데 국민은행이 1100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소매금융에 강한 특성상 영업점 수가 많고 직원의 근속 연수가 길어 다른 은행보다 인력 감축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직원 수가 많은 만큼 생산성도 뒤처져 있다.

올 1분기 직원 1인당 이익(충당금 적립 전 이익 기준)은 국민은행이 3000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다. KEB하나은행이 5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4900만원), 우리은행(4100만원) 순이다.

저금리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은행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데다 모바일전문은행 서비스 등 비(非)대면 채널이 확대되고 있어 올해에도 은행권의 인력 감원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인력 감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