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듀엣가요제’ 산들·조선영(위), ‘복면가왕’ / 사진제공=MBC
‘듀엣가요제’ 산들·조선영(위), ‘복면가왕’ / 사진제공=MBC


‘듀엣가요제’에서 ‘복면가왕’의 향기가 느껴진다.

매주 금요일 방송되는 MBC ‘듀엣가요제’는 지난 4월 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어느덧 11회를 방송했다. ‘듀엣가요제’가 정규 편성됐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던 관계자들이 많았다. 이미 MBC에는 ‘복면가왕’이란 걸출한 음악 예능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듀엣가요제’는 ‘복면가왕’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자신만의 색이 뚜렷한 음악 예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복면가왕’은 연승제를 통해 ‘미스터리 음악쇼’를 좀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복면가수들의 무대와 별개로 시청자들은 ‘클레오파트라’ ‘코스모스’ ‘캣츠걸’ ‘음악대장’ 등 장기집권 가왕이 등장할 때마다 이들을 꺾는 가수는 누가 될 것인지 갑론을박을 펼쳤다.

‘듀엣가요제’ 역시 ‘복면가왕’처럼 연승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 경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우승하는 듀엣과 관객들이 ‘다시 보고 싶은 듀엣’으로 뽑은 두 팀이 다음 경연에 출연할 수 있다. ‘복면가왕’에서 장기집권 가왕들이 연승을 통해 스토리를 써내려 가는 것처럼 ‘듀엣가요제’ 역시 연승제 유지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듀엣가요제’의 산들·조선영 듀엣은 지난 방송까지 6연속 출연(우승 4회·다시 보고 싶은 듀엣 2회) 자격을 얻으며 ‘듀엣가요제’의 음악대장으로 자리했다. 두 사람은 매번 진심이 느껴지는 무대를 보여주며, 현장의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 듀엣의 연승 기록을 깰 만한 듀엣이 나타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면가왕’에서 탈락해 가면을 벗은 출연자들은 시원섭섭한 표정을 지을뿐 크게 낙심하지 않는다. 무대 위에서 자신의 실력을 가감 없이 드러냈고, 청중들이 자신의 노래에 감동 받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듀엣가요제’도 비슷하다. ‘듀엣가요제’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일반인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하는 것을 굉장히 즐기며 승부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이들에게 우승과 다시 보고 싶은 듀엣으로 선정되는 것은 일종의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듀엣가요제’ 다시 보고 싶은 듀엣으로 선정된 바다X이원갑 / 사진=MBC ‘듀엣가요제’ 11회 캡처
‘듀엣가요제’ 다시 보고 싶은 듀엣으로 선정된 바다X이원갑 / 사진=MBC ‘듀엣가요제’ 11회 캡처
‘듀엣가요제’ 강성아 PD는 텐아시아에 “‘듀엣가요제’는 가수들이 일반인들을 꿈의 무대에 세워주는 것이 모토다. 그래서 출연 가수들도 크게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더 좋은 무대를 꾸미기 위해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PD는 “대기실도 가수와 일반인 출연자가 함께 대기실을 쓴다. 녹화 전 분위기가 몹시 좋다. 본 녹화에서도 경연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도 출연자들이 서로의 무대를 즐긴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귀띔했다.

또, 강 PD는 “가끔 1등을 욕심내는 가수들이 있는데, 이는 일반인 출연자에게 한 번 더 무대를 세워주고 싶기 때문이다”라며 “16일 방송에서 바다가 다시 보고 싶은 듀엣으로 선정된 이후 눈물을 흘렸는데, 극적으로 파트너였던 이원갑에게 다시 한 번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게 된 것이 감격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듀엣가요제’나 ‘복면가왕’ 모두 구성이나 무대가 굉장히 단순하다. 이는 굉장히 큰 장점이다. 전 세대가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라며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을 설명하고, “두 프로그램 모두 음악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의 예상처럼 ‘듀엣가요제’가 음악이 가진 힘을 시청자에게 전해주며 ‘복면가왕’과 같이 꾸준히 사랑 받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해본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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