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경영상황 어렵고 노조 요구안 과도"

현대자동차 노조는 회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경영이 어렵다며 올해 임금동결 속내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17일 "지난달 상견례 이후 지금까지 열린 9차 임금협상에서 회사가 임금동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데도 노조가 표준생계비 부족 등을 이유로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임금협상 테이블에서 공식적으로 임금동결안을 노조 측에 제시한것은 아니지만, 임금동결 필요성은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그러나 회사의 임금동결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지급능력 등 수많은 상황을 고려해 노조가 임금인상안을 요구한 것"이라며 "회사가 임금동결안을 제시한다면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이 줄고 판매도 감소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임금을 동결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 이익이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약세, 공장 가동률 하락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15.5% 줄어든 1조3천424억원에 그쳤다.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현대차는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대비 1.6%포인트 하락한 6.0%로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낮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올해 4월 국내 5만9천465대, 해외 35만3천161대 등 국내외에서 지난해보다 5.5% 감소한 41만2천626대를 판매했다.

국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고, 해외도 5.5% 감소했다.

노조는 올 임협에서 임금 기본급 7.2%인 15만2천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또 일반·연구직 조합원 8천여 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2명의 원직 복직 요구안,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보전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회사도 임금피크제(현재 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임금 삭감)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TF 구성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