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이란 단어를 접하면 가해자를 비난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상하게도 피해자가 그 대상이 되고는 한다. 대부분 피해자인 여성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범죄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과 이런 사건을 당한 피해자를 대하는 주위의 왜곡된 시선은 피해자를 자살로 몰고 가기도 한다. 대다수 성폭력 피해자가 호소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자신을 불쌍하게 보는 시선이나, 사건 이후 그들과 다른 부류가 된 것 같은 이질감 등이다.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껴안아야 하는 이유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족이나 친구처럼 공감하는 마음으로 다가서야 한다.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공유하며 치유하는 과정에 동참하고, 피해자를 그냥 평범한 범죄 피해자로 인식함으로써 상처를 지우고 다시 일어섰을 때 아무런 일 없이 잘 돌아왔다고 받아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래야 빠른 사회 복귀와 신체적, 정신적 치유에 도움을 줄 것이다. 더 이상 성폭력 피해자들을 두 번 눈물짓게 하지 말아야 한다.


노구철 < 대덕경찰서 중리지구대 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