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비판 대열에 가세하며 오는 23일로 다가운 투표를 앞두고 노동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코빈 대표를 비롯한 노동당 지도부 다수는 14일(현지시간) 런던 중심가 소재 영국 최대 노조단체인 TUC 본부에서 몇몇 노조단체 대표 등이 주최한 행사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코빈은 브렉시트 찬성 운동을 이끄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과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 대표를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면서도 그동안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 왔던 코빈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은 브렉시트 찬성이 반대에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브렉시트 현실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 빈은 "유럽연합(EU) 탈퇴는 국민건강서비스(NHS)를 위험에 빠뜨리고 NHS를 무너뜨리고 싶어하는 이들의 손아귀에 쥐어주는 것" 이라며 "나이절 패라지와 보리스 존슨은 자신들의 진짜 의제를 감추려고 NHS에 대한 걱정을 활용하는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라 고 몰아붙였다.

존슨 등은 영국이 EU에 매년 내는 분담금 178억파운드(약 30조원)를 영국의 학교와 NHS, 과학기술 투자 등에 투입하면 복지 향상과 경제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날 가디언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ICM가 실시한 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이 53%, 반대가 47%로 6% 포인트 앞섰다. 같 은 날 유고브온라인 조사에서는 찬성이 43%로 반대보다 1% 포인트 많아 여전히 치열한 접전으로 나타났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