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기차(EV) 배터리 시장이 올해와 내년에 연거푸 약 60%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일본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1만6천733㎾h 규모로 지난해의 1만30㎾h보다 66.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내년에는 올해보다 57.7% 규모가 커져 2만6천394㎾h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10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1천140㎾h에 불과했던 것에 비춰보면 7년 새 23배로 커지는 셈이다. 10㎾h는 수도권의 1가구가 하루에 쓰는 평균 전력량이다. 2만6천394㎾h는 수도권의 2천640가구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전기다.

전기차용 배터리로는 리튬 이온 2차전지가 쓰인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내놓은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16'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126만대로 집계돼 1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시장의 후발주자인 중국 정부가 세계 자동차산업 구조를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운 후 적극적으로 전기차 산업을 지원 중이다.

중국은 또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꺾고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여기에 최근 폴크스바겐을 중심으로 '디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전기차 도입에 한층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우리 환경부도 최근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신차의 30%(연간 48만대)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총 150만대)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는 올해 약 42만5천 기 규모인 전 세계 전기차용 전력공급장치(EVSE) 시장이 2025년이면 250만 기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B3의 조사결과 지난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일본 닛산의 자회사인 AESC가 14%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10%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일본 파나소닉(9%), LG화학[051910](9%), 삼성SDI[006400](8%)가 차례로 5위권에 들며 '빅5'를 형성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 드라이브나 선진국들의 경유차 규제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에 기술적 한계가 많지만, 조금씩 문제들이 해결되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