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

tvN ‘또 오해영’ 13회 2016년 6월 13일 월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박도경(에릭)은 오해영(서현진)을 찾아가고, 닫힌 해영의 마음은 열리지 않는다. 도경을 잊고 살아가려는 해영은 한태진(이재윤)에게도 이별을 통보하지만, 도경에 대한 마음 때문에 힘들다. 도경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또 드러내기로 결심하고, 미리 보이던 장면을 다르게 그려가기 시작한다. 서로를 그리워하다 병이 난 도경과 해영은 응급실에서 마주치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한 도경의 마음에 해영의 마음이 움직인다.

리뷰
해영과 도경의 섬세한 감정 표현에 마음을 콕콕 건드리는 대사가 더해져 그들의 감정 선에 오롯이 몰입하게 했다. 박도경이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이고, 태진은 뭐가 해영에게 더 상처인지 몰랐다는 희란(하시은)의 말은 속이 뚫리는 느낌도 안겨준다. 해영이 원하는 사랑, 해영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는 두 남자에게 꼭 들려주고픈 말들이었다.

아낌없이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매달린 쪽이 미련이 없다는 말이 있듯, 이제껏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끝까지 처절하게 도경을 잡으려 노력한 해영이었기에 드디어 끝내기로 한 결심은 견고해보였다. 소 눈망울을 한 도경, 보고 싶어서 왔다는 도경, 자신을 잡고자 하는 도경을 차갑게 뿌리쳤으니. 하지만 해영은 문득문득 생각나는 도경 때문에 힘들어했고, 그럴 때마다 발 아픈 구두를 신고, 감기약을 안 먹는 등 자신을 더 아프게 만든 것이라 말한다. ‘아플수록 마음은 편해요’라는 해영의 말은 슬프지만 이해됐고, 이해할 수밖에 없어서 아팠다.

“한 번도 편하게 마음이란 걸 드러내본 적이 없어요.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항상 적당히. 더 줄 수 있는 사랑을 주지 않았고, 마음껏 줄 수 있는데 안줬고, 그렇게 팍팍하게 군 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가 있다는 게 제일 걸려요” 무언가를 바꾸려 하지 말고, 마음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들여다보라는 의사에게 도경이 한 말은, 그에게 마음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느끼게 한다. 그래서 이제야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게 어떤 변화인지도 알 수 있다. 도경은 미리 보았던 자신의 태도, 말들을 바꿔가기 시작한다, 마음을 헤아려보며. 미리 보이는 미래인지, 그들의 짐작대로 미래로부터의 과거 회상인지 모를 그 장면을 현재의 도경은 미약하게나마 바꿔본다. 큰 변화가 생기진 않았지만, 조금씩 표현한 그의 마음은 아주 작은 곳에서 하나씩 달라지는 틈을 만들었고, 도경이 보진 못했지만 태진과 해영의 재결합을 막은 듯 보였다.

결국 응급실에서 터져버린 도경, 자신이 본 장면처럼 ‘아프지 마라’는 말 대신 “나만 아프면 되게 억울할 뻔 했는데 너도 아파서 엄청 반갑다.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나 똑같이 네 결혼 깨버릴 거고 그렇게 너 만날 거다. 정말 미안한데 네 결혼 깬 거 하나도 안 미안해”라며 마음을 쏟아낸다. 게다가 “그런데 이게 내 본심이야. 너 안고 뒹굴고 싶은 거 참느라 병났다”라니. 미안하다고 했다가, 그런데 안 미안하다고 했다가. 혼란스럽지만 그 어느 순간보다 솔직했던 도경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다. ‘사랑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강렬했던 박도경 식의 고백은 결국 해영의 마음을 돌린다. 배경음악이 멈추고, 도경의 뒤로 달려오는 해영의 발이 어렴풋이 보일 때 꾹 참고 있던 감정은 탁 터졌으리라.

어떻게 되든지,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기든지 스스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마음에 솔직하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 그러면 결과는 바뀔 것이라고. 일단은 도경이 드디어 들여다 본 마음의 소리에 충실하길, 못 다한 달달 로맨스가 이제 제대로 펼쳐지길 기다려본다.

수다포인트
-제대로 데려다 주지도 않던 마을 지킴이에게 겨우 털어놓는 박수경(예지원)이 이제 짠내 담당되나요.
-진상아(김지석), 진상아, 진상아! 어쩌려고 그러니.
-짠내 나는 전개 너무 길었으니 달달 전개도 그만큼 길게 해주실 거죠?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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