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신차 나오면 조사·분석 위해 구성"
"차체 무거운 건 단점"…프리우스가 에너지 활용성 높은 점도 강조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프리우스 킬러'를 표방하며 현대차가 내놓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분석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도요타가 "아이오닉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에 이어 북미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도요타 프리우스와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최근 출시된 4세대 프리우스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도요시마 코지 프리우스 수석 엔지니어는 9일 일본 나고야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도요타는 통상 눈에 띄는 신차가 나오면 벤치마킹이나 조사·분석 등을 위해 TF를 구성한다"며 "올해 초 아이오닉의 태스크포스팀을 꾸렸으며 현재 TF가 절반 정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오닉의 등장으로 함께 경쟁을 통해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나고야 도요타산업박물관에서 한국 취재진에 '4세대 프리우스'에 대해 설명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총괄 개발 담당인 후지키 순스케 하이브리드 프로젝트 매니저도 "현대차 아이오닉을 도요타에서 몇 대 구매해서 조사했다"면서 "아이오닉은 하나의 모터에 두 개의 클러치가 결합된 점이 매우 효율적이고 연비도 높은 수준이라 본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그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중량이 무거운 점을 단점으로 꼽으면서 "현대차가 어떤 면을 지향했는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보다 엔진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언급, 프리우스가 아이오닉에 비해 에너지 활용성이 높은 점을 강조했다.

프리우스는 감속 시 타이어 회전으로 모터를 돌리고 발전한 전력을 배터리로 회수해 다시 사용한다.

그는 4세대 프리우스부터 리튬이온, 니켈수소 두 종류의 전지가 쓰인 데 대해서는 "성능의 차이는 없고 리튬이온 전지를 탑재한 프리우스가 좀 더 가벼워 연비가 약간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가벼운 니켈수소 전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두 가지를)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판매되는 프리우스는 니켈수소 전지가 사용됐다.

한편, 도요시마 코지 프리우스 수석엔지니어는 "프리우스가 하이브리드 시스템만 고집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앞으로 점차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의 비중이 커질 것임을 시사했다.

도요타는 2011년 1세대 프리우스 PHV 출시 이후 5년만인 올해 3월 뉴욕오토쇼에서 2세대 프리우스 PHV를 선보였으며, 오는 12월 일본에서 처음 출시된 후 내년 초에 한국에서도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세대 프리우스 PHV는 연간 판매량이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의 10%에 불과한 3만대 수준에 그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특히 한번 충전에 주행거리가 26㎞에 불과했으나 이번에 공개된 2세대 PHV는 주행거리가 50㎞로 늘었다.

도요시마 코지 수석엔지니어는 "차세대 친환경차의 기둥은 PHV"라며 "유럽 자동차기업들이 하이브리드를 건너뛰고 PHV로 가고 있기 때문에 2∼3년 안에 PHV의 경쟁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예약 단계에서부터 전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나 모든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닛산 '리프'가 프리우스 PHV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이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이든 크기 면에서 같은 급이라면 가격대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그는 테슬라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는 "도요타는 17년의 노력 끝에 니켈전지의 품질을 확보했는데 테슬라도 오랜 시간에 걸쳐 품질개선을 할 것이고 저희는 그것을 지켜볼 뿐"이라면서 "차의 내구성을 알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나고야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