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마성의 반달친구 / 사진제공=JTBC, 편집=한혜리 기자 hyeri@
마성의 반달친구 / 사진제공=JTBC, 편집=한혜리 기자 hyeri@
혹자는 ‘순수’란 무지(無知)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알지 못하기에, 아는 것이 없기에 순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린아이들이 그 증거다. 세상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끊임없이 세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한다. 아이들의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순수하다’라고 감탄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세상을 알아갈수록 이런 순수한 마음은 퇴색되기 마련이다. 이처럼 ‘나’의 순수함을 잊고 살아가는 지금, JTBC ‘반달친구’가 우리의 순수함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반달친구가 부르면 반짝! 반짝!’ ‘불토’를 순수의 바다로 물드는 ‘반달친구’만의 마법의 주문이다. ‘반달친구’는 아이돌 그룹 위너가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변신해 4세에서 7세까지의 미취학 아동들과 보름 동안의 시간을 기록한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다. ‘반달친구’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위너의 새로운 모습과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을 ‘순수의 바다’로 빠지게 만든다. 시청자로 하여금 ‘나’의 어린 날을 회상하게 만들게 하고, 현실의 육아에 대한 고뇌도 전하기도 한다. 위너 선생님들이 ‘반달친구’를 부를 때면, 시청자 역시 잠자고 있던 내면의 ‘순수함’을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반달친구’가 우리를 순수하게 교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이들이다. 어린 아이들의 순수함은 그 어떤 웃긴 개그보다 시청자를 행복한 웃음 짓게 만든다. ‘반달친구’에는 지우, 서우, 여준, 민서, 민준, 재이, 남우, 정우, 서연, 하율 등 10명의 반달랜드의 반달친구가 등장한다. 10명의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성격을 지녔으며, 다른 행동을 한다. 때로는 울기도 하고 보채기도 하고 선생님을 화나게 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는 타 육아예능과는 달리 ‘반달친구’ 속 아이들의 모습은 늘 순하고 착하지 않다. ‘반달친구’는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을 그려낸다. 이처럼 시청자들은 ‘반달친구’가 그려내는 원초적인 순수함에 새로운 매력을 느낀다.

JTBC ‘반달친구’ 민준-재이 남매 / 사진=방송 캡처
JTBC ‘반달친구’ 민준-재이 남매 / 사진=방송 캡처
그중 민준-재이 남매의 우애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고작 여섯 살밖에 나지 않은 민준이는 두 살 터울의 동생 재이를 누구보다 살뜰히 챙긴다. 제 젓가락을 챙기기도 바쁜 나이에도 민준이는 동생 재이의 식판부터 챙기고, 재이 스스로 보물을 찾게 옆에서 도와준다. 민준이는 이처럼 이상적인 오빠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바탕엔 동생을 생각하는 순수함이 있다. 민준-재이 남매의 순수한 우애는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하는 ‘절대 순수’의 결정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아이들은 순수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든다.

연출을 맡은 김수아 PD는 ‘반달친구’ 제작발표회 장에서 “보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화를 낼 때도 있었고 서운했을 때도 있었다”며 “아이들이 악동같이 행동할 때가 있어 제작진도, 선생님들도 화가 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위너와 아이들의 진심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을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다”고 촬영 비화를 밝혔다. 이어 멤버 강승윤 역시 “초반에 걱정이 많았지만,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순수함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마력(魔力), 악마같이 사람을 홀리는 매력을 말할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악마’를 뜻하는 단어를 육아 예능인 ‘반달친구’에 사용한다는 건 참 아이러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달친구’의 매력을 ‘마력’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만큼 헤어 나올 수 없이 깊고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 ‘마력’의 중심에는 ‘순수함’이 있다. 아이들과 위너가 함께 생활하며 보여주는 ‘순수’한 매력, 그 순수함이 마력처럼 많은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다.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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