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1.25%까지 떨어지면서 재테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물가상승률(1.2%, 한국은행 올해 전망치), 금융회사 수수료 등을 감안한 정기예금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일부를 ‘중위험-중수익’의 위험자산으로 채우지 않으면 자산 증식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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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당 투자’를 늘려라

배당주는 예·적금의 대체수단 중 하나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배당수익률(보통주 기준)은 연 1.74%로 기준금리는 물론 국고채 1년물 금리(1.7%)보다 높았다. 주가가 제자리를 유지한다고 해도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상장사들이 배당을 꾸준히 늘리는 추세”라며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배당수익률의 격차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가 서투르거나 한두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활용하면 된다. 간판급 배당주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C’(5.19%) ‘베어링고배당A’(3.28%) 등은 최근 1년 동안 3% 이상의 성과를 냈다.

(2)‘방망이’를 짧게 잡자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투자 기간은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상장사들의 이익이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도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았다.

단기투자에 최적화된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다. 매니저를 두고 있는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고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다. 대개 재테크족은 지수가 조정받았을 때 ETF를 사들이고, 제자리를 찾으면 파는 방법으로 수익을 얻는다. 코스피지수 1900선이 무너졌을 때 지수 연계 ETF를 사들이면 2~3개월 만에 5% 안팎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업종만 골라 투자할 수도 있다. 이경민 미래에셋대우 프라이빗뱅킹(PB)클래스 갤러리아 상무는 “헬스케어주 ETF, 경기방어주 ETF 등은 장기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ETF 기준가가 주춤할 때마다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3)틈새상품 찾아라

공모주펀드 같은 틈새상품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올해 하반기엔 두산밥캣,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60여개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전망이어서 공모주펀드의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공모주펀드는 80~90%를 회사채, 하이일드 등 각종 채권으로 채우고 10% 안팎을 공모주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상품이다. 올 들어서만 5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흘러들었다.

최소 1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사모상품 시장에서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담는 메자닌펀드와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등이 인기다. 김근수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연평균 5~7%대 수익을 꼬박꼬박 내준 덕분에 일부 인기 상품은 소프트클로징(판매중단) 상태”라고 설명했다.

(4)수수료를 아껴라

수수료도 주된 관리항목이다. 상품을 잘못 고르면 정기예금 이자를 넘는 금액을 수수료로 날릴 수 있는 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펀드 투자자는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등을 금융회사에 내야 한다. 여러 비용을 모두 합해 총비용 비율(TER)이라고 부른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TER은 평균 1.27%며 상품별로 최대 2.3%포인트 차이가 난다.

TER을 낮추기 위해선 온라인과 모바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 지점의 주식형 펀드 평균 판매보수는 연 0.9%다. 온라인으로 펀드에 가입하면 판매보수를 평균 연 0.6%까지 낮출 수 있다. 펀드 온라인 장터인 ‘펀드슈퍼마켓’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가입 절차가 복잡하지만 판매보수가 연 0.35%에 불과하다.

(5)절세상품 100% 활용하라

세금을 줄이는 것도 저금리를 이겨내는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가입자격에 제한이 없는 비과세 해외펀드는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만한 상품이다. 투자원금 기준으로 3000만원까지 매매차익의 15.4%에 해당하는 세금을 면제해 준다. 자산배분 차원에서라도 해외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외주식형 공모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9.23%로 국내주식형(4.32%)보다 배 이상 높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떠오르는 절세 상품 중 하나다. ISA는 펀드는 물론 예금과 적금, 파생결합상품까지 담을 수 있는 계좌다. 금융상품으로 얻은 수익 중 200만원(연 소득 5000만원 이상 기준)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200만원이 넘는 수익에 대해서도 정상세율(15.4%)보다 낮은 9.9%의 세율을 적용한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정부가 세금을 보조해주는 절세 상품을 한도까지 채워넣고 다른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게 재테크의 정석”이라고 말했다.

안상미/김우섭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