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딴따라’ / 사진제공=방송 캡처
SBS ‘딴따라’ / 사진제공=방송 캡처
SBS ‘딴따라’ 16회 2016년 6월 9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최준하(이현우)는 신석호(지성)에게 저작료를 건네고 호주로 돌아가고자 한다. 석호와 망고 식구들 그리고 하늘(강민혁)의 노력으로 준하는 마음을 바꾼다. ‘울어도 돼’가 준하가 아닌 하늘의 친형 조성현(조복래)의 곡이란 진실이 공개되고, 하늘은 레전드 어게인 프로그램에서 2005년 당시 영상 속 죽은 형과 ‘울어도 돼’ 듀엣 무대를 선보인다.

리뷰
하늘과 죽은 성현 형제가 함께 한 듀엣 무대, 16회는 단 3분의 감동 폭발 엔딩 장면을 보여주고자 드라마의 50분 남짓한 나머지 긴 시간을 할애한 듯했다. 이날 엔딩신 감동의 무대가 있기까지 석호와 하늘 그리고 최준하가 고민하고 우울해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드라마는 답답해보였다. 주인공들의 얼굴에 눈물 마를 날이 없었고, 2005년도 조성현의 ‘울어도 돼’ 녹음 영상은 수도꼭지 장치가 달려 있기라도 한 듯 틀기만 하면 보는 사람마다 울었다.

그러나 석호와 하늘, 최준하가 괴로워하고 고민하는 감정선을 길게 보여준 건 준하가 팬들에게 사과하고, 하늘과 죽은 형의 듀엣 무대를 만들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준하가 석호를 만날까 고민하다 돼지껍데기 집에 들어간 장면부터 석호가 성현 곡이란 증거 영상 폭로가 아닌 준하 스스로 진실을 인정하도록 설득하고 고민하는 과정, 하늘이 저작권료 때문에 준하에게 분노하다 그에게 이준석(전노민)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를 주는 장면, 그리고 준하가 석호와 하늘에게 감응돼서 마음을 바꾸기까지 이들 각각의 감정 흐름을 보여줌으로써 어느 누구도 이해 안 되는 인물이 없고, 그들이 내린 결정은 공감을 얻었다.

처음부터 악하고 싶어서 악한 사람은 없다. 최준하는 성현의 곡을 빼앗아 성현을 죽게 만들었지만 악인이 아니었다. 준하는 순간의 욕심과 실수, 그리고 진실을 밝힐 용기가 없어서 지난 11년간 창살 없는 마음의 감옥에 갇혀 지내왔다. 우리나라 많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준하 같은 사람을 만나면 부숴버리겠다며 ‘복수’를 선택하지만 ‘딴따라’는 달랐다. ‘죄’가 미운 거지 사람이 미운 게 아니라고, 석호와 하늘은 준하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니 당연히 복수도 없다. 석호는 성현의 곡인 것을 밝힐 증거 영상이 있는데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준하를 설득한다. ‘죽은 성현이 살리겠다고, 준하 죽이기를 할 순 없지 않은가’라며 석호는 준하를 기다린다. 양심은 있지만 용기는 없는 준하에게 석호는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던 때를 복기시켜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어찌 보면 하늘에게 준하는 친형의 원수라 볼 수 있지만, 하늘은 준하 스스로 마음의 지옥에서 걸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준하는 마침내 석호와 하늘에게 응답했고, 하늘·준하의 듀엣 무대가 나오리란 예측이 돌게 했다. 그러다 ‘조하늘X홀로그램 조성현’이란 예상 못한 조합의 반전 무대가 펼쳐져 깊은 울림을 주었다. 봄부터 소쩍새가 운 건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인 것처럼, 하늘 형제가 함께 하는 기적의 무대를 실현하기 위해 석호와 하늘은 그토록 울었나 보다. 죄를 응징하는 복수가 아닌 죄를 선(善)으로 감싸서 해결책을 찾는 ‘딴따라’, 복수, 응징, 악행이 난무하는 한국 드라마 속에서 딴따라는 이해, 용기, 사랑으로 석호와 하늘이 겪는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으니, 아무리 봐도 이렇게 착한 드라마 또 없다.

수다포인트
– 씨엔블루 드러머 강민혁, 감성 보컬로 재발견
– 안효섭·지성이 지누의 것으로 탈바꿈 시긴 무명 작곡가의 곡, 그 곡도 돌려줄 날이 언젠가 오겠죠?
– 강민혁X홀로그램 조복래의 ‘울어도 돼’ 듀엣,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런 무대 보여주셔서.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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