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딴따라’ / 사진=SBS ‘딴따라’ 방송 화면 캡처
SBS ‘딴따라’ / 사진=SBS ‘딴따라’ 방송 화면 캡처
SBS ‘딴따라’ 15회 2016년 6월 8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망고 식구들과 하늘(강민혁)에게 조성현(조복래) 죽음의 진실을 알리는 신석호(지성). 하늘은 큰 충격에 빠지지만 원래 친형 성현 곡인 최준하(이현우)의 노래 ‘울어도 돼’를 레전드 어게인 프로그램에서 부르기로 결심한다. 석호는 성현의 노래를 되찾아주고자 준하의 행적을 쫓다 마침내 준하를 만나게 된다.

리뷰
‘만약에 석호가 우리 형 인생에 불쑥 들어오지 않았다면’, ‘만약에 성현이 형과 내가 나이 차이가 많이 안 나는 형제였다면’ 하늘은 자꾸 ‘만약에’를 생각하며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했다. 석호와 성현이 인연을 맺지 않았던 과거, 하늘이 부모님과 성현 모두 살아 있었던 때로.

하늘과 딴따라 밴드, 망고 식구들 모두 성현 죽음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성현의 친동생이자 준석이 저지른 악행의 피해자 하늘은 석호를 원망하는 마음을 가지다가도, 또 그가 없어질까 걱정하다, 준석에 대해 분노하는 온갖 생각에 빠진다. 하늘은 성현이 죽었을 당시 상황을 계속 다르게 가정해보며 과거에 빠져 있다가도, 어떤 가정을 해도 통하지 않은 진실, 성현이 차디찬 한강에 투신해 죽었다는 것을 절감한다.

성현 죽음의 진실에 하늘뿐 아니라 석호 또한 괴롭긴 마찬가지였다. 석호에게 ‘내 가수’였던 성현, 그를 죽게 만든 장본인 KTOP 이준석(전노민)을 소개해준 이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에 석호는 패닉 상태가 된다. 미치지 않고선 베기기 어려운 현실이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죽은 성현에게 한없이 미안할 수밖에 없어 석호는 숨만 쉬고 있는 데도 아파했다. 석호와 하늘이 한강 다리에서 만나 처절하게 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감정 폭발이었다. 짠 내 남남커플 석호·하늘이 바로 성현의 동생과 하나밖에 없던 친구였으니까.

이번 회 내내 하늘은 슬퍼하고 분노하다 ‘만약에’를 다르게 생각해봤다. ‘만약에’의 가정 짓기 결과가 현실과 다른 긍정적인 과거 환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보다 못한 부정적인 상황이 되게 생각을 바꿔 본 것이다. 하늘은 ‘만약에 석호 형과 내가 다시 만나지 않았다면’ 여전히 성추행범 누명을 벗지 못하고, ‘딴따라 밴드’ 가수가 되지도 못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석호의 인연에 대한 생각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하늘은 마음이 정리되고 자기 삶에 작은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하늘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성호 형의 원곡 악보대로 ‘울어도 돼’를 ‘레전드 어게인’에서 부르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석호는 최준하를 찾아내 조성현의 노래를 되찾아 주고자 한다.

우리는 때때로 감당하기 힘든 이별을 경험하거나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부끄러운 현실을 겪었을 때 ‘만약에 그때 OOO 했다면’, ‘만약에 그때 OOO이 있었다면’이라며 과거를 복기하고 후회한다. 그렇지만 ‘만약에 그때’는 현실이 아니다. ‘그때’는 결코 바꿀 수 없는 과거다. 그러니 하늘이 석호에게 말한 대로 ‘만약에…어땠을까?’란 말은 하지 말길. 하늘과 석호가 더는 ‘그때’ 과거 때문에 짠 내 눈물길을 헤매지 말고, 이젠 꽃길 걷는 모습 좀 보고 싶다.

수다포인트
– 최준하(이현우)도 어딜 가나 감옥이었나 보네요, 곡을 빼앗은 자도 평생 마음 편히 못 사는 데 전노민은 왜 그럴까요?
– 잭슨 앨범이 무명 작곡가의 곡이란 것도 양심선언해주세요
– ‘울어도 돼’ 조복래 버전에서 이젠 강민혁 버전도 기대합니다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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