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영화 ‘아가씨’ 김민희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모호필름, 용필름
영화 ‘아가씨’ 김민희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모호필름, 용필름
영화 ‘아가씨’는 여러 면에서 놀라운 작품이다. 지난 1일 개봉 후, 4일 만에 100만명이 봤으며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는 신기록이다. 칸 국제영화제 마켓에서도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되며 한국영화 역대 최다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아가씨’가 국내 관객 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데에는 심혈을 기울여 연출한 미장센이 한 몫 한다. 그 수려한 미쟝센을 완성하는 조각 중 하나가 바로 히데코의 뷰티룩이다. ‘히데코’로 완벽하게 분한 김민희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송종희 분장 감독이 텐아시아에 그 비결을 전했다.

‘아가씨’의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이다. 송 감독은 히데코의 눈썹과 눈가에 시대적 배경을 담았다고 밝혔다. 눈썹은 하드포뮬라 펜슬로 균일하게 두께감이 있는 일자형으로 연출하고, 눈가는 원컬러 아이 메이크업으로 물들였다. 과연 그의 말대로 도톰하지만 짧게 끝맺지 않는 히데코의 눈썹은 아기 같으면서도 묘하게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눈두덩이 전체에는 싱글 아이 섀도 3컬러를 번갈아 가면서 베이스로 펴 발랐다. 뉴트럴 톤 베이지나 핑크빛이 살짝 감도는 베이지, 귤색이다. 전체적인 메이크업 콘셉트가 투명 메이크업이기 때문에 포인트 컬러 또한 도드라지지 않는 색조를 선택했다. 포인트 컬러는 4구 섀도 팔레트에서 베이스 컬러와 잘 어울리며 미세한 펄이 든 컬러를 골라 발랐다. 속눈썹은 볼륨 마스카라로 연출했다.

영화 ‘아가씨’ 김민희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모호필름, 용필름
영화 ‘아가씨’ 김민희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모호필름, 용필름
피부 또한 아기처럼 보송보송하면서도 창백하게 연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송 감독은 메이크업 베이스와 크리미한 파운데이션을 섞어 바른 후, 페이스 파우더로 창백하고 연약해 보이도록 연출했다. 그 다음, 영화 시퀀스별로 두 뺨에 소량의 블러셔를 터치해 자연스러운 생기를 부여했다. 블러셔는 스틱 타입의 코랄 로즈 컬러를 선택하고, 셰딩 제품 또한 어두운 컬러의 스틱 타입 파운데이션으로 자연스럽게 윤곽선에 터치했다.

송 감독은 “고급스럽고 품위가 있어 근접할 수 없는 여인이 김민희의 분장 콘셉트였다. 립스틱은 히데코 메이크업의 필수 아이템이었다”고 밝혔다. 쿨톤 피부에 어울리는 매트 핑크 컬러와 입술에 자연스럽게 물드는 다홍빛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했다. 그는 헤어 스타일까지 상류 사회 귀족들의 업스타일을 차용해 우아하면서도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을 품은 ‘히데코’를 완성했다. 섬세하게 공들인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로 생동감을 얻은 ‘아가씨’의 꽃 히데코는 이제 전 세계 극장에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매혹할 예정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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