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4700만명 치매환자, 바이오의약품에 '기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산업 전시·콘퍼런스 '2016 BIO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2016)에서 '인간의 뇌'는 가장 뜨거운 화두였다.

전시·콘퍼런스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일(현지 시간) 행사에서는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스미스는 2015년 개봉한 영화 '게임 체인저'(Concussion·뇌진탕)에서 실존인물인 법의학자 베넷 오말루로 분했다.

오말루는 은퇴한 프로풋볼 선수를 자비로 부검해 '만성외상성뇌증'(CTE)이라는 질환을 찾아냈다.

뇌에 오랫동안 가해진 충격이 원인으로 알츠하이머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발견으로 프로풋볼과 뇌진탕의 관련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전직 NFL 선수 40%가 뇌에 손상을 입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연설에서 스미스는 영화의 뒷이야기와 자신이 과학자를 연기한 소회를 밝혔다.

기조연설에는 스미스와 함께 그가 연기한 실존인물 오말루 박사도 참여했다.

오말루 박사는 본인의 자선 재단이 CTE 치료제 연구자들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의 치료제 개발은 바이오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다.

전세계 치매 환자 수는 약 4천7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환자 수가 많고, 치료제의 복용 기간이 길 것으로 전망돼 이 의약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화학 합성의약품으로는 개발이 어려워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분자량이 큰 바이오 의약계에서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대해 소개하고 어떤 환자들이 바이오 의약품에 돈을 지불할지 등을 소개하는 세션이 마련돼 큰 인기를 끌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과 관련한 강연은 입장 대기 줄이 수십m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뇌 신경계, 근육, 심장·간, 신장 등에 이상을 일으켜 경련·근력 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진단부터 쉽지 않고 명확한 치료제도 개발돼 있지 않아 최근 바이오 의약품 개발업체들의 R&D 도전 과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모든 의약품 업체의 과제인 국가별 의약품 규제를 해설하는 강연, 효율적인 협상 기술 등을 설명하는 강연 등도 참석자가 많았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