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앞으로 미국에서 캐딜락 차량을 사러 가면 실제 자동차는 한 대도 없고 가상현실(VR) 헤드셋만 달랑 놓인 매장으로 안내될지도 모른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네럴모터스(GM)는 고급 차 브랜드인 캐딜락의 대리점 925곳 가운데 일부를 VR 기술을 이용한 쇼룸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쇼룸은 기존 대리점과 달리 실물 차량이 없으며 VR 헤드셋을 이용해 차량을 소개한다. 대리점을 쇼룸으로 바꾸면 따로 공간과 비용을 들여 10여 대의 차량을 세워둘 필요가 없어진다.

GM은 이번 달부터 대리점주 가운데 쇼룸 도입을 원하는 경우가 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은 캐딜락의 대리점과 영업사원은 많은 상황에서 매출은 렉서스나 BMW, 메르세데스 등 경쟁 브랜드에 비해 크게 밀리고 있으므로 나온 특단의 조치다.

현재 미국 내 캐딜락 대리점 수는 일본 도요타나 여타 독일 고급 차 브랜드보다 세 배 가까이 많지만, 정작 매출은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캐딜락 판매량은 18만8천794대로, 렉서스 판매량인 34만4천601대에 턱없이 못 미쳤다. BMW와 메르세데스의 판매량도 각각 34만6천23대, 37만2천977대였다.

GM은 VR 쇼룸을 이용해 고급 차 이미지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요한 드 나이슨 캐딜락 최고경영자(CEO)는 "에르메스나 롤렉스가 매달 매출이 나서 유명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브랜드만의 명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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