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박찬욱 감독이 포토타임에 응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박찬욱 감독이 포토타임에 응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박찬욱 감독이 ‘멋있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박 감독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 영화 ‘아가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 감독은 ‘아가씨’의 흐름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히데코와 숙희, 두 여성의 영웅적인 면모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멋있다’라는 것은 자신보다 힘이 강한 것, 혹은 억압과 맞서는 것이다. 사실은 (여자 뿐 아니라) 남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신화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운명에 맞서 굴복하지 않는다라고 볼 수 있을 테고, 사회학적인 차원에서 보면 구조적인 문제와 싸운다고도 볼 수 있을 테다. 여러 가지 차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한국 영화 뿐 아니라 주류 영화에서 여성 영웅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내가 좀 더 자주 영화로 풀어내게 되기도 한다. ‘아가씨’에서는 히데코(김민희)와 백작(하정우)의 초야(初夜)에서 히데코는 백작 따위 개의치 않고 마음껏 즐긴 후, 피 묻은 수건을 던진다. 백작은 분통도 터지겠지만 동시에 매혹 당한다. 경외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것이 ‘멋있음’의 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작은 그 순간에 히데코에게 경외심을 느끼며, 감탄한다. 코우즈키에게도 후반부에 자기가 느낀 매혹을 표현하게 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아가씨’는 배경을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으로 각색했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네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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