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경쟁 뛰어든 현대차그룹…'글로벌 안전 컨트롤타워' 구축
현대자동차그룹이 전 세계에 흩어진 생산기지 안전 관리와 전략을 총괄하는 ‘글로벌 안전 컨트롤타워’를 신설했다. 이 조직은 자동차를 타는 고객, 차량 안전 문제까지 총괄 전담한다. 갈수록 강해지는 선진국의 차량 안전 테스트 기준에 대응하고 앞으로 상용화될 미래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안전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그룹 직할 조직으로 ‘글로벌안전전략사업부(GSO:global safety office)’를 신설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 품질, 서비스 부문 등에 흩어져 있는 안전 관리 기능과 100여명의 관련 인력을 통합한 조직이다. 앞으로 그룹 차원의 안전 전략 수립과 관리를 총괄한다. 부서장은 연구개발 부문에 있던 김헌수 부사장이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안전 컨트롤타워의 주된 업무 중 하나는 한국 중국 미국 등 9개국에 깔린 현대·기아차 34개 공장의 설비, 임직원 등과 관련한 안전 진단 및 관리다. 그룹 관계자는 “표준화된 안전작업, 교육, 시설 재점검 등에 대한 전략과 매뉴얼을 다시 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안전전략사업부를 통해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제철, 현대건설 등 그룹 전 계열사의 안전 전략을 포괄적으로 챙기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직은 자동차와 차를 산 고객의 안전 관리도 맡는다. 차량의 잠김방지브레이크(ABS)와 에어백, 스티어링휠, 브레이크, 안전벨트 등 안전과 직결된 장치의 품질을 집중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 수립을 전담한다.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동차 결함 시정(리콜) 요구에 종합 대응하는 역할도 맡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안전 컨트롤타워를 신설한 것은 미국의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평가 등 매년 엄격해지는 각국의 차량 안전 테스트에 대응하는 맞춤형 전략을 짜려는 측면도 있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개발 경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에서 손과 발을 떼고 달리는 자율주행차나 차 안에서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커넥티드카가 상용화되면 사고를 내지 않도록 하는 안전시스템 관리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미래차가 상용화되면 안전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