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사진=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사진=롯데면세점 제공)
[ 오정민 기자 ] 올해 말 추가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사업권) 신청 공고가 나오면서 '3차 면세점 대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3개의 대기업 면세점 특허를 놓고 롯데면세점·SK네트웍스·현대백화점이 일찌감치 참전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이랜드·신세계·두산·호텔신라 등도 신청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관세청은 서울(일반경쟁 3곳·중소기업 1곳 등 4곳)·부산(1곳)·강원(1곳) 지역 시내면세점 추가 설치 계획에 따라 홈페이지에 특허신청 공고를 냈다.

특허신청서 접수기간은 오는 10월4일까지이다. 특허사업자는 신청서류 심사, 현장실사, 관세청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올 12월 중 선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특허 재승인에 실패한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워커힐면세점)는 기사회생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워커힐면세점은 이미 문을 닫았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이달 말 폐점을 앞두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오랜 면세점 운영 경험과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폐점으로 발생한 실직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 기존 면세점들과 떨어진 입지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평가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관세법이 아직 개정되지 않은 만큼 이번에는 시장 독과점 심화 방지책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점이다. 다만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한 현대백화점도 이미 재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와 같이 강남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워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해부터 서울에 신규 면세점을 연 사업자인 신세계(신세계디에프)와 두산, 한화(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면세점 사업이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신규 면세점들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점포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천우 두산 부사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두산그룹이 신사업으로 유통을 시작했고, (두타면세점) 한 개로 계속 갈 계획은 없다"며 제 3차 면세점 대전 참여를 검토 중이란 뜻을 밝혔다.

2위 사업자인 호텔신라, 지난해 면세점 특허 취득에 실패한 이랜드의 도전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기업은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아울러 올해 말 신규 특허 4개가 추가되면 국내 면세사업자들은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13곳으로 증가, '사실상 등록제'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문을 연 신규 면세점들이 올 1분기 줄줄이 영업적자를 내면서 당초 기대와 같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여의도 63빌딩에 연 갤러리아63은 올 1분기 86억97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스엠면세점은 67억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달 문을 연 신세계디에프, 두산 역시 당초 연간 매출 목표 하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점을 인정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향후 2~3년 간 면세점 간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전망이고 일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퇴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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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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