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셀, 신성장동력 공격투자…"아시아 최대 세포 연구소 짓는다"
“연내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엔 중국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한상흥 녹십자셀 대표(사진)는 “항암 치료제가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 등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녹십자셀은 중국 산둥성과 랴오닝성의 현지 업체와 중국 진출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

녹십자셀의 항암 면역세포 치료제 ‘이뮨셀’은 지난해 처음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안정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했다. 그 덕분에 녹십자셀은 2014년까지 연구개발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매출 104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뮨셀은 환자의 혈액을 조금 뽑아 특수 배양과정을 거쳐 항암능력을 극대화한 면역세포를 다량 생산한 뒤 환자에게 재투입하는 의약품이다. 초기 간암 치료에 쓰이며 1회 투여에 5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의약품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 5월 3상 임상 결과가 세계적 권위의 소화기학저널에 실린 뒤 처방 건수가 급증했다”며 “올해도 전년 대비 50% 안팎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해외 진출이 회사를 더 빠르게 키울 수 있는 길이라는 게 한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면역세포 치료제는) 중국에서 시술로 분류되기 때문에 의약품 등록과 같은 까다로운 절차 없이 곧바로 투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중국 업체에 배양에 필요한 원료와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녹십자셀은 최근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녹십자 목암연구소 자리에 연면적 2만800㎡ 규모의 대형 셀센터를 짓는 공격적인 투자결정을 내렸다. 약 800억원이 소요되는 셀센터 건설 및 시설 비용 가운데 500억원을 녹십자셀이 책임진다. 나머지는 녹십자홀딩스가 부담한다.

한 대표는 “2018년 완공되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동양 최대 규모의 셀센터가 될 것”이라며 “녹십자랩셀, 녹십자지놈 등 녹십자 바이오 관계사가 입주해 연구개발(R&D)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