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도요타자동차가 구글 산하 로봇회사 2곳을 인수하려는 것은 인공지능(AI) 등 자동차업계의 고도기술 개발을 위한 인력 확보 목적이라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미 실리콘밸리에 1월 설립한 AI 개발 자회사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를 통해 구글 계열의 로봇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샤프트(SCHAFT) 등 2곳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자동운전(자율주행)이나 안전지원 시스템에는 AI를 비롯한 고도 소프트웨어기술이 불가결한데, 이를 위해선 정보기술(IT)업체 등과의 연대를 통해 인재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 국방부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아서 두 다리 보행 로봇 등을 개발해 왔다. 도쿄대학 출신자가 설립한 샤프트도 두 다리 보행 제어 소프트에 강점이 있다.

도요타는 양사에서 300명 정도의 기술인력을 확보해 성장분야인 생활지원로봇과 자동운전 분야 등의 연구개발에 활용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도요타 간부는 "객관적으로 AI에서는 구글 쪽이 앞서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속도로 보면 구글에 비교가 안 될 정도"라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도요타가 TRI를 전 세계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이 몰려드는 실리콘밸리에 설치하고, 수장에 DARPA 출신의 길 프랫 박사를 기용한 것에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 TRI는 구글 등 미 IT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기술자를 채용하는 것은 물론 로봇 기업 등 인수도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일본 수도권 국립대학에 소속한 소프트 연구자는 "테슬라와 도요타에서 동시에 유혹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인재쟁탈전이 일본 국내까지도 번지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체가 IT고급인력 확보를 위해 기업인수 전략까지 구사하는 것은 이 분야 인재는 처우보다는 보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좋은 처우를 해도 흥미를 잃으면 간단히 타사로 옮겨버린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소개했다. 이 때문에 구글마저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운영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로봇기업 인수 추진에서 보듯이 세계적인 자동차업체와 IT기업 사이의 합종연횡식 연대는 활발하다. 앞서 도요타는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에 출자했고 세일즈포스닷컴,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했다. 닛산자동차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고, 미국 포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아마존닷컴과도 제휴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는 구글과 제휴한 상태다.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