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포스터/ 사진제공=KBS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포스터/ 사진제공=KBS
지난달 31일,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김영찬, 연출 이정섭 이은진)가 2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법조계의 이단아 조들호(박신양)와 신입 변호사 이은조(강소라)가 의뢰인들을 위해 온몸으로 부딪혀 싸워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매회 1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공감’과 ‘진정성’의 힘이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조들호의 법정 공방을 통해 현실 속 사회문제들을 지적하며 통쾌한 일침을 날렸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은 조들호를 통해 대리만족하며, 힐링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 ‘동네변호사 조들호’ 속 현실 일침은 무엇이 있었을까.

# 꽃 같은 아이들을 떠나보낸 것에 대한 일침
‘동네변호사 조들호’ 7~8회에서는 억울하게 아동학대자로 몰린 유치원 교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유치원 교사는 악독한 유치원 원장의 음모로 인해 아이들을 학대한 교사로 몰렸고 이에 교사는 조들호에게 의뢰를 신청했다. 조들호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유치원 교사에 대한 억울한 사연이 드러났고, 더불어 아이들을 향한 유치원의 악행의 실태까지 드러났다. 이는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어린이집 학대’, ‘쓰레기 죽’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고, 현실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조들호는 더 나아가 ‘세월호’를 암시하는 내용을 담아내 많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조들호는 유치원의 비리를 전하는 재판장에서 “침묵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침묵하면 아무도 모른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침묵을 하면 모두가 가라앉는다는 걸 겪었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 소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14~15회에서는 죽음을 부르는 에너지 드링크 ‘파워킹’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한 여고생은 ‘파워킹’을 마시고 죽음에 이르렀고, 여고생의 어머니는 ‘파워킹’의 안정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지만 소수의 의견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에 조들호가 나섰다. 조들호는 ‘파워킹’의 위험성을 입증하기 위해 직접 ‘파워킹’을 시음하거나, ‘파워킹’에 얽힌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등 소수의 목소리를 드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파워킹’에는 거대한 기업과 로펌이 얽혀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조들호는 굴하지 않았다. ‘파워킹’의 피해를 ‘나 몰라라’하는 기업의 태도에 분노를 표했고, 조들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응징에 나섰다. 결국 기업 회장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고, 언론은 ‘파워킹’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게 됐다. 조들호는 이로써 소수의 목소리를 드높임과 동시에 명예를 지키기 위해 피해 사례를 ‘나 몰라라’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일침을 가했다.

# 부패한 윗선들을 향한 일침
‘동네변호사 조들호’에는 다수의 부패한 윗선들이 등장한다. 부패한 기업가부터 부패한 검사까지. 다양한 영역에 퍼져있는 부패한 윗선들은 자신의 명예와 부를 위해 권력을 이용해 진실을 은폐하고 악행을 일삼는다. 정의로운 변호사 조들호는 결코 이와 같은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다. 모두의 악행을 끝까지 파헤치고 깊은 바닷속 가라앉은 진실을 수면위로 끄집어낸다. 결국, 조들호로부터 드러난 진실로 인해 부패한 윗선의 대표자인 기업 회장 정회장(정원중), 검사장 신영일(김갑수)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조들호는 “언젠가 사람도 세상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는 마지막 대사처럼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권선징악을 실현시켰고, 이는 현실 속 시청자들에게 깊은 깨달음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다.

한혜리 기자 hyer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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