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6개국 8천명 대상 금연치료제 임상 결과

금연치료 보조제가 신경정신과적으로 안전하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그간 금연치료 보조제가 우울, 불안, 자살 충동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오명'에서도 벗어날지 주목된다.

한국화이자제약은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8천58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연구 '이글스'(EAGLES)에서 금연치료 보조제 '챔픽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화이자와 GSK에 금연치료 보조제와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전 세계 16개국에서 진행한 무작위 대조임상이다.

하지만, 이번 임상 대상 국가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참가자의 인종은 백인 81%, 흑인 14.2%, 아시아인 1.1%, 기타 2.89%다.

화이자의 바레니클린(제품명 챔픽스)와 GSK의 부프로피온(제품명 웰부트린), 니코틴 패치와 위약의 금연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실렸다.

임상 결과 금연치료 보조 약물과 니코틴 패치 등 모든 금연치료 보조요법은 위약 대비 높은 금연 유지율을 보였다.

12주의 금연치료 기간 중 마지막 4주(9~12주)에서 위약 투여 환자군의 금연유지율이 12.5%였던 반면 금연치료 보조제는 22.6%~33.5%, 니코틴 패치 23.4% 였다.

특히 연구의 1차 목표였던 금연치료 보조제와 신경정신과적 부작용의 인과 결과를 파악한 결과,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은 니코틴 패치나 위약 대비 중증의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률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았다.

금연치료 보조제를 복용한 일부 환자에게 나타나는 불안, 우울, 자살 충동 등 중증의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은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라기보다는 금단현상에서 기인한다는 학계의 주장을 재확인하는 결과다.

연구에 직접 참여한 앤드류 파이프 오타와대학 교수는 "금연치료 보조제가 환자들의 기분장애,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EMA의 요청으로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유럽연합(EU) 내에서 판매되는 챔픽스 제품 포장에서 '복용 중 안전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경고 문구 역시 삭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금연치료 보조제, 니코틴 패치, 위약 등 치료 약물에 따라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에 차이는 없었다"면서 "금연치료에 대한 개인의 비용 부담도 없는 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없이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 금연치료 보조제는 국가가 지원하는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사용돼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없다.

정부는 12주짜리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하는 참가자의 본인부담금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참가자가 금연치료 의료기관을 세 번째 방문할 때부터 치료비를 받지 않고, 프로그램을 끝까지 이수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문 때 지불했던 비용도 모두 돌려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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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치료로 인해 발생한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 발생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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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레니클린 │부프로피온 │니코틴 패치 │위약 │
├───────┼───────┼───────┼──────┼──────┤
│정신질환 병력 │6.50% │6.70% │5.20% │4.90% │
│有(총 4천74명)│ │ │ │ │
├───────┼───────┼───────┼──────┼──────┤
│정신질환 병력 │1.30% │2.20% │2.50% │2.40% │
│無 (총 3천984 │ │ │ │ │
│명) │ │ │ │ │
├───────┼───────┼───────┼──────┼──────┤
│정신질환 병력 │4.00% │4.50% │3.90% │3.70% │
│유무에 관계없 │ │ │ │ │
│이 │ │ │ │ │
├───────┴───────┴───────┴──────┴──────┤
│[표] 금연치료로 인한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 발생 [자료=한국화이자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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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