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일본 정부가 미쓰비시자동차 등 자동차 회사들의 연비 성능시험 부정이 발생한 것은 기업 자율을 믿는 미국식의 현행 연비측정 방식 영향이 크다고 보고 앞으로는 국제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3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연비 성능을 측정하는 방법을 2018년부터 유엔이 정한 국제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기업에 맡기는 미국형 제도가 연비조작으로 연결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제기준 적용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미쓰비시차 연비조작과 같은 문제는 원천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워진다. 아울러 업체의 개발 비용을 억제할 수 있어, 소비자가 자동차를 좀 더 싼 값에 구매할 가능성도 있다.

미쓰비시차는 경자동차 4종의 연비를 좋게 보이려고 수치를 조작한 것은 물로 1991년부터 일본의 법령이 정한 규정을 따르지 않고 미국 방식에 가까운 시험 방법을 적용한 위법 행위가 문제가 됐다. 향후 국가별·지역별 연비 시험 방법이 공통화되면 위법 행위 가능성은 줄어든다. 국제기준을 도입한 국가·지역으로 출하할 때는 필요한 수치 취득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것도 업체에도 도움이 된다.

배기가스와 연비 성능시험의 국제기준은 유엔의 실무회의에서 2014년 3월 만들어졌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도입을 위한 준비를 진척시키고 있고, 인도 등 신흥국도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연내에 법령 정비를 마치고 2018년에는 국제기준으로 통일해 2020년까지는 현행의 성능시험 수치는 물론 국제기준에 의한 성능시험 수치가 차량안내 카탈로그에 병기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은 2008년에 도입한 성능시험 방법 'JC08모드'를 채용하고 있다. 이 모드는 엔진이 가열된 상태에서 출발시켜 시험하기 때문에 연비 성능 수치가 상대적으로 잘 나오는 경향이 있다. 국제기준은 엔진이 식은 상태에서 출발시키는 등 실제상황 주행에 가깝게 시험하기 때문에 일본의 현행 방식보다 연비 성능이 낮게 나오는 경향에 있어 실제 연비에 가깝다고 마이니치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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