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푸른 우간다
검은 대륙의 오아시스, 아프리카의 푸른 심장, 국토 대부분이 녹지이며 4분의 1이 호수인 나라…. 우간다 하면 사막과 물 부족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 최대 담수호인 빅토리아 호수가 이 나라에 있고, 장장 6690㎞의 나일강이 여기서 발원한다. 그래서 우간다는 ‘아프리카의 스위스’ ‘녹색의 정원’으로 불린다.

국토 면적은 23만6040㎢로 남한의 2.4배, 인구는 약 3800만명이다. 평균 고도 900m의 대평원에 크고 작은 강이 많아 땅이 기름지다. 1954년에 수력발전소가 생긴 뒤 시멘트, 제당 등의 산업이 시작됐다. 오랜 내전과 쿠데타로 국민은 아직 가난하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7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주요 생산품은 커피와 면화 등이고 인구의 73%가 농사를 짓는다. 당장은 농업 현대화를 통해 ‘먹고사는 걱정’을 더는 게 목표다.

한때 이디 아민의 독재로 악명 높았고 친북한 노선으로 우리와 소원했지만 몇 년 전부터는 ‘한국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 중심에 ‘새마을운동 전도사’로 불리는 무세베니 대통령이 있다. 2013년 방한 때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부터 찾았던 그는 농업지도자연수원을 짓고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을 조성하면서 아프리카판 ‘잘 살아보세’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이 ‘국제 김일성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회유하려 했으나 거부했다.

한국은 1990년대 이후 약 600억원의 원조를 제공하며 다각적인 협력을 펼치고 있다. 교민도 400여명이나 된다. 2대째 근무 중인 박종대 대사의 숨은 노력 또한 빛을 봤다. 그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1970년대 우간다에서 중학교를 다녀 인맥이 넓다. 무세베니 대통령이 “박 대사는 우간다 사람”이라고 할 정도다.

우간다의 장기 과제는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하며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대규모 외자 유치와 민간 투자도 필요하다. 연 1500만달러 수출을 유지해 온 우리와의 협력도 절실하다. 얼마 전 정유공장 국제입찰에서 우리 건설사들을 선정한 데 이어 한국형 정보기술(IT) 인프라도 곧 구축할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우리의 보건·교육·음식·문화를 전하는 ‘코리아에이드(Korea Aid)’까지 출범했으니 우간다의 앞날이 기대된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기독교 신자가 84%나 된다고 한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도 의외로 낮은 편이다. 이스라엘 특공대의 인질 구출작전으로 유명세를 떨친 엔테베공항까지 18시간 남짓이면 가 닿는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