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 '경범죄' 발음이 [경범-쬐]라고?

[국어와 영어]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경범죄’란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이 말을 [경범-쬐]라고 발음합니다. 심지어 방송의 뉴스 전달자들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이는 틀린 것입니다. [경-범죄]라고 해야지 이를 된소리로 발음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글학회가 선정한 ‘우리말 지킴이’ 김선덕 선생은 젊은 시절 한국마사회에서 아나운서로 활약한 재야의 우리말 연구자다. 우리말 발전과 육성을 위해 언중 사이에서 잘못 쓰는 우리말 실태를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그가 얼마 전 사전에 잘못 올려진 발음정보를 날카롭게 꼬집었다. 한글학회에서 펴내는 ‘한글 새소식’ 524호(2016. 4월호)를 통해서다.

그에 따르면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 ‘경범죄(輕犯罪)’는 우리가 잘못 알고 발음하는 대표적 사례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해 대다수 사전이 발음정보를 [경범-쬐]로 올리고 있는데 이는 틀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발음정보가 잘못 된 까닭은 이 말의 구성을 ‘경범+죄’의 결합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말은 ‘경+범죄’로 풀어야 이치에 맞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범죄의 가볍고 무거운 정도에 따라 말이 ‘경+범죄’ ‘중+범죄’로 달라진다는 게 그 근거다. 그리 보면 이를 [경범-쬐] [중범-쬐]로 발음할 까닭이 없는 셈이다(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중범죄’는 표제어로 다루지 않았다). 성(性)과 관련한 범죄를 가리키는 말 ‘성범죄’(성+범죄)를 [성-범죄]로 발음하지 이를 [성범-쬐]라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인 셈이다.

[OO-쬐]로 발음하는 말은 따로 있다. 도박죄, 무고죄, 사기죄, 절도죄, 공갈협박죄 따위가 그것이다. 이처럼 범죄의 유형에 따라 붙여지는 죄의 이름은 된소리 [-쬐]로 발음한다. 한글학회 간 <우리말 큰사전>에서는 ‘경범죄’를 [경-범:죄]로 제대로 표시했다. ‘범죄’는 오로지 [범:죄]로 소리 나므로 그 앞에 어떤 말이 결합하더라도 [-범:쬐]로 발음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실한 우리말 발음교육으로 인해 우리말이 왜곡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색연필’ ‘막일’ ‘늑막염’ ‘내복약’ ‘솜이불’ 같은 말을 [새견필] [마길] [능마겸] [내보갹] [소미불]로 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지난 호에서 살폈듯이 ‘학여울’을 [항녀울]이 아니라 [하겨울]로 잘못 발음하는 오류에 빠진 사람들이다. [생년필] [망닐] [능망념] [내봉냑] [솜니불]로 발음해야 맞는다. 이는 우리말 발음에 있는 ‘음의 첨가’ 현상 가운데 하나다. 두 말이 결합하면서 ‘ㄴ’이 덧나는 것이다. 여기에 자음동화 현상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앞말의 받침 ‘ㄱ’이 비음(콧소리: ㄴ, ㅁ, ㅇ)으로 바뀌어 소리 난다.

하지만 말의 속성이 그렇듯이 모든 단어가 다 이런 방식으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단어는 현실음을 인정해 아예 받침이 흘러내린 발음만을 표준으로 정한 것도 있다. 이런 것은 예외에 해당하는데, ‘육이오(6.25)’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말은 ‘육+이오’로 이뤄진 합성어다. 발음할 때 우선 ‘ㄴ’이 첨가돼 [육+니오]가 되고, 다시 앞의 ‘육’도 자음동화를 일으켜 비음화해서 [융]이 된다. 그래서 ‘융니오’라고 발음하는 게 원래는 맞는 것이다. 지금도 주위에 연세가 지긋한 어른들 가운데 이렇게 발음하는 이들이 꽤 있다. 하지만 실제론 대부분 [유기오]로 그냥 앞의 받침을 흘려 발음한다. 그래서 결국 국립국어원에서도 현실 발음을 인정해 ‘6.25’의 발음을 [유기오] 하나로 통일하고 [융니오]는 인정하지 않게 됐다.

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 Would you marry me? 결혼에 관한 다양한 표현들

[국어와 영어]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배시원 쌤의 신나는 영어여행
이번 [무한도전] ‘웨딩싱어즈’ 편은 이 외로운 노총각에게 참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역시 5월은 결혼의 계절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결혼과 관련한 표현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pop the question은 무슨 뜻일까요? 놀랍게도 ‘청혼하다(propose)’라는 표현이랍니다.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영어에서 정관사 the는 함부로 쓸 수 없기 때문에 깜짝 질문을 하는 것은 pop a question이라고 합니다. 쪽지 시험이 pop quiz인 것처럼요.

그렇다면 pop the question은 왜 ‘청혼하다’라는 뜻이 되었을까요? 당연히 모든 여성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그 질문] “나랑 결혼해줄래?”는 갑자기 해야 멋지기 때문이지요~!!!^^*

[두 남자와 1/2]이라는 미드에서 찌질한 남자 주인공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여자친구에서 “pop a question”이라고 말하자, 여자친구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pop the question이라고 해야지”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그때 그 찌질한 주인공은 “돈 좀 꿔 달라”라는 진짜 pop a question을 날립니다.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 텝스 정답으로 자주 나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혼하다’라는 단어 marry는 타동사이기 때문에 뒤에 전치사 with를 쓰면 안 된다는 사실은 다 잘 아시지요? 수동태로 쓴다고 해도 be(get) married to의 형태로 절대 with는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She is married with three children(그녀는 3명의 자녀를 두었다)란 예문이 틀렸다고 생각하시면 절대 아니 되옵니다. 여기서 to를 쓰면 ‘3명의 아이와 결혼했다’라는 정말 말도 안 되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영어를 암기 과목처럼 무조건적으로 외우는 것은 정말 정말 위험한 일이랍니다. 반드시 시험에서 복수하거든요.

끝으로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 오래된 것(something old), 새로운 것(something new), 빌려온 것(something borrowed), 파란 것(something blue) 이 네 가지가 결혼식에 꼭 필요하다는 영국의 전통이 있는데(미국에도 잘 알려진 풍습입니다), 저는 이 4개의 물건이 없어서 아직도 독거 청년(?)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면이 남은 관계로(?) 이 자리를 빌려, 늘 저를 응원해주는 어느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Would you marry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