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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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의미있는 확대 어려워…환전 고객들 큰 도움 안될 듯"

오는 8월부터 주식·외환매매 거래시간이 30분씩 연장된다. 주식시장은 곧바로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지만, 외환시장은 "기대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라며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후 2시32분 현재 증권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84% 오른 1645.62에 거래중이다. 장중에는 3%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냈다.

증권주가 상승한 배경은 오는 8월1일부터 주식거래 시간이 30분 연장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현행 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였으나, 변경 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로 바뀌게 된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거래시간 연장에 따라 거래량 증가와 회전율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며 "덕분에 증권사 수익은 2.1%~7.4%가량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증시 매매거래시간 연장에 맞춰 역내 외환시장의 거래시간 연장도 함께 추진했다. 투자자들의 환전 편의성 제고와 환전 고객들의 거래기회를 확대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호재로 맞이하는 증권시장과 달리 외환시장 분위기는 시큰둥하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시간이 연장되면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거래량이 의미있게 늘어나기엔 30분이라는 시간이 애매하다"고 말했다. 늘어난 30분 동안 대외 이슈를 얼마나 더 반영할 지 의문이고, 오후에는 거래량 자체도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도 "정부가 (증시·환시)거래량을 늘려서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외국인의 신뢰도 얻겠다는 생각인 듯 하다"며 "그러나 구조조정, 경제 활성화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펀더멘털(기초체력)도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눈길을 줄 지는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고객들과 대면해 환전 업무를 진행하는 은행권도 고개를 갸우뚱하긴 마찬가지다. 정부가 밝힌 기대효과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외환시간 거래 연장이 고객의 환전 편의성을 어떻게 제고한다는 것인지 그 발상이 이해가 안간다"며 "3시반까지 시황을 확인하고 은행 마감(4시) 전에 가서 환전하는 고객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B은행 외환사업부 관계자는 "개인 고객보다는 환율에 더 민감한 기업 고객들이 피부에 와닿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수입업체 등 대부분의 기업 고객들은 환전 업무를 오전 혹은 오후 1~2시 전까지 끝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