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하게 끝난 삼화페인트 창립 70주년
국내 건축용 페인트 시장 1위 삼화페인트(대표 김장연·사진)가 조용하게 창립 70주년을 보냈다. ‘떠들썩하게 창립 행사를 할 때가 아니다’는 김장연 대표의 판단 때문이었다.

삼화페인트는 지난달 경기 안산시 본사에서 기념행사 대신 조촐한 포상자 시상식만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직원이 합심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페인트로 색상을 표현하는 일에 한계가 없듯 우리의 능력에도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삼화페인트는 최근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2.1% 급감했고 매출은 6.7% 줄었다. 실적 악화는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스마트폰 케이스에 쓰이는 공업용 페인트의 실적 부진 탓이다. 삼화는 고부가가치 상품인 모바일용 페인트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등 대대적으로 키웠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했으나 스마트폰 케이스 소재 추세가 플라스틱에서 금속으로 바뀌면서 수요가 줄었다. 삼화페인트는 신흥시장인 인도에 법인 설립, 일반 소비자용 시장 공략, 생산라인 재정비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장을 확대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고 ‘장수기업’으로 쌓은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는 김복규·윤희중 창업주가 1946년 설립했다. 2003년 두 사람의 아들 김장연·윤석중 대표가 경영권을 물려받으며 2세 경영이 시작됐다. 하지만 윤 전 대표가 2008년 지병으로 세상을 뜨면서 김 대표 혼자 맡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