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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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하듯 ‘내일까지 라면과 커피믹스 한 상자씩 가져다줘’라고 입력하면 주문이 끝납니다. 간편결제를 연동시켜 놓으면 결제까지 바로 이어지죠.”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의 신현성 대표(31·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쇼핑은 고객의 편의를 극단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챗봇(chatbot)’을 활용한 주문 서비스를 사례로 들었다. 챗봇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시스템이다. 챗봇이 쇼핑에 적용되면 주문과 상담, 환불 등의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챗봇 쇼핑의 선두주자는 중국의 위챗이다. 쇼핑, 비행기표 예약 등을 자동으로 할 수 있다. 페이스북도 지난달 쇼핑 전문 챗봇을 개발자회의에서 선보였고, 미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킥, 메지, 오퍼레이터 등도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상담 기능 위주의 쇼핑 챗봇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신 대표는 “고객이 모바일 쇼핑업체의 앱(응용프로그램)을 켜는 수고를 덜고 평소 이용하던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휴대폰에 탑재된 음성인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쇼핑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티몬도 3~5년 안에 관련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송 수단도 다양해질 것으로 신 대표는 내다봤다. 신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택시를 활용한 배송이다. 신 대표는 “오토바이를 활용한 퀵서비스와 일반 택배 서비스의 중간 단계 속도와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택시가 택배 업무를 일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버가 지금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택시업계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배송 서비스를 직접 하고 있는 쿠팡 모델에 대해선 “위험 부담이 큰 구조”라고 평가했다. 신 대표는 “물류에서 운송수단 자체는 부가적인 서비스”라며 “주문부터 출고까지의 단계를 효율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들은 2010년 등장해 모바일 커머스와 함께 6년간 급성장했다. 지난해 3개 회사의 총 거래액은 약 9조원으로 롯데마트의 연간 거래 규모에 육박한다. 신 대표는 “적당량의 추천 상품만 판매하는 소셜커머스 방식이 작은 화면으로 상품을 봐야 하는 모바일 쇼핑에 적합한 형태였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소셜 3사가 80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시장 구조가 왜곡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적자가 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40~50대가 모바일 쇼핑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신 대표는 “기존 고객인 2030보다 구매력이 훨씬 높은 4050세대가 모바일 쇼핑을 시작했다”며 “모바일 쇼핑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소셜업체들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