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펀드 명품 자산운용사] 삼성자산운용…한국인 생애주기, 은퇴시점 맞춰 자동으로 자산 최적배분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1일 미국 캐피털그룹과 함께 ‘한국형 타깃 데이트 펀드’(TDF:target date fund)를 내놓았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 사전에 정한 생애주기별로 자산배분을 해주는 펀드다. 캐피털그룹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인 고유의 생애주기 특성을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TDF는 미국에서 퇴직연금 붐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900조원어치 넘게 팔렸다.

○한국인 맞춤형 연금상품
[명품 펀드 명품 자산운용사] 삼성자산운용…한국인 생애주기, 은퇴시점 맞춰 자동으로 자산 최적배분
한국형 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 펀드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가 직접 관리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개별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따라 펀드가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한다.

2020년부터 2045년까지 5년 단위로 은퇴 시점을 정해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펀드 등 총 6개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은퇴가 10년 남은 50세 직장인이라면 2025년 은퇴를 가정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2025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은퇴까지 오랜 시간이 남은 젊은 직장인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높다.

반면 은퇴가 임박한 중장년층엔 채권 중심의 안정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2007년 설정된 캐피털그룹의 6개 TDF는 3년 및 5년 연평균 수익률이 7~8%에 이른다. 미국 TDF 시장에서도 상위 1%에 속하는 성과다. 이 6개 펀드는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 투자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 신흥국 시장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로 구성돼 있다 보니 자산배분이 수월하다는 게 삼성운용 측의 설명이다.

○은퇴시점 설계하면 자동 조절
[명품 펀드 명품 자산운용사] 삼성자산운용…한국인 생애주기, 은퇴시점 맞춰 자동으로 자산 최적배분
한국형 TDF는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을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적용한다. 연금상품은 초장기 투자 상품임에도 대다수 투자자가 자산배분 방법과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 시기별로 자산배분 공식을 달리 가져갈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은퇴 시점만 정하면 별도로 신경 쓸 일이 없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라이프사이클 펀드’로 소개된 연금상품들이 있다. 연령대별로 추천 포트폴리오를 달리 제공한다는 점은 TDF와 같다. 다만 자동 포트폴리오 변경 기능이 없어 투자자가 몇 년에 한 번 상품을 바꿔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특히 증권사를 방문할 만한 여유 시간이 없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을 교체하는 데 미숙한 투자자가 곤란을 겪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인생 설계에서 재무설계가 가장 중요한데도 한국 노인층 빈곤율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며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은퇴 이후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연금 솔루션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운용의 또 다른 추천 상품으로 중소형주에 특화한 ‘삼성 중소형FOCUS 펀드’를 들 수 있다.

2007년 만들어진 이 펀드는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이 118%에 달한다. 대형주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가치주펀드 중 성과가 가장 꾸준하다. 철저한 기업 분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중견기업을 발굴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게 수익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펀드는 운용 경력 20년의 베테랑 펀드매니저인 민수아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이 담당한다. 펀드 설정 이후 한 번도 매니저가 바뀌지 않았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