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펀드 명품 자산운용사]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 "국내 1위 넘어 이제는 해외서 승부수"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자산 운용사로 도약하겠습니다. 그동안 공들여 구축한 해외 인프라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55·사진)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운용의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보유한 관리자산은 200조원(지난해 12월 기준)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운용사 90위, 아시아 운용사 10위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한국형 헤지펀드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최초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운용업계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내 운용사 전체 순이익이 글로벌 1위 운용사의 10% 수준에 그친다”며 “국내 시장에만 머물면 절대로 글로벌 톱 클래스 운용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ETF가 글로벌화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07년 태국 최초로 상장된 ETF의 운용자문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ETF 노하우를 수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홍콩거래소 최초로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 2개를 상장시켰다”며 “올해 홍콩에 상장시킨 원유선물 ETF도 원유 파생상품 상장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금명간 제휴사인 중국 건신기금과 함께 중국 본토 ETF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운용의 다음 목표는 더 많은 해외 기관을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 회사가 유치한 글로벌 자금은 1조4000억원 안팎이다. 구 대표는 “아시아 펀드에 대한 운용 역량은 글로벌 어느 운용사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며 “아시아 대표주, 역외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해외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더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부족한 역량은 지금까지처럼 글로벌 유수 운용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메워나갈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제휴처는 다양하다. 미국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운용하며 스마트 베타(ETF와 액티브 펀드의 특징을 동시에 갖춘 상품) 부문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디멘셔널운용사, 은퇴 상품을 비롯한 장기 펀드에 강점이 있는 미국 캐피털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선보인 한국형 타깃 데이트 펀드(TDF·은퇴 시기까지 남은 기간을 감안해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바꿔주는 상품)도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올 들어서도 유럽 최고 금융 명문가인 로스차일드와 펀드 교차 판매 계약을 이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