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현진, 에릭 / 사진=tvN ‘또 오해영’ 캡처
배우 서현진, 에릭 / 사진=tvN ‘또 오해영’ 캡처
tvN ‘또 오해영’ 7회 2016년 5월 23일 월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오해영(서현진, 이하 흙해영)은 박도경(에릭)에게 스탠드와 유리창의 값이라며 도시락을 싸준다. 이진상(김지석)은 도경과 해영의 감정에 눈치를 채고, 안될 일이라 화내며 곧 풀려날 한태진(이재윤)의 소식을 도경에게 전한다. 또 다른 오해영(전혜빈, 이하 금해영)은 과거 허지야(남기애)가 들려준 녹음 파일을 도경에게 보내며 자신이 떠났던 이유를 밝힌다. 흙해영은 도경에게 금해영을 만나지 말라며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도경은 매몰차게 해영을 밀어내고, 흙해영 앞에 한태진이 나타난다.

리뷰

아무나 잘 찔러본다고 둘러댔던 해영이었지만 도경의 스탠드 선물에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싼다. 재료를 한껏 사들고 본가로 달려가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런 해영을 돕는 해영의 부모, 호흡이 척척 맞는 해영이네 가족의 진지한 모습은 웃음이 났고, 그들이 만든 도시락은 심지어 격이 달랐다. 이 가족, 과격하지만 격하게 사랑스럽다.

밀당이라고는 모르는 직진녀 해영의 도시락 공략은 꽤 통한 듯 보였다. 빈 도시락을 들고 함께 걷는 그 길은 몹시도 아름다웠고, 함께 걷는 해영과 도경은 더 예뻤다. 심지어 술에 취해 다가오는 박수경(예지원) 덕에 의도치 않은 스킨십까지 했으니. 설렘의 절정, 달달함의 극치였다. 하지만 달달한 기운은 더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진상으로 인해 깨진다. 둘의 묘한 기류를 느낀 진상은 어이없어 했고, 급기야 흙해영에게 다른 남자를 엮을 시도까지 한다.

금해영 대신이라는 말, 그리고 그녀가 돌아왔으니 끝내라는 진상의 말은 흙해영이 늘 겪던 상처였다.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난 흙해영은 도경에게 내가 금해영을 싫어하니 당신도 만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결국 도경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라는 고백까지 하게 된다. 싫어하는 사람을 같이 싫어해주겠다는 해영의 소박하고 소소한 고백은 딱 흙해영 같아서 짠했고, 그래서 또 사랑스럽다. 그냥 짠해서 잘해준 것뿐이라는 도경, 그거면 됐다는 해영. 도대체 예측할 수 없는 단짠단짠 타이밍은 설렐 때는 더 설레게, 짠할 때는 더 짠하게 감정을 극대화시켰으며, 사랑스러우면서도 짠한 흙해영을 향한 공감 또한 증폭시킨다. 변기 위에 앉아 “더 많이 사랑하는 건 자랑스러운 겁니다”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듯하지만, 이내 눈물을 쏟아내는 해영을 보노라면 이 말도 안 되는 로맨스를 지지하고 응원하게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그리고 더 종잡을 수 없는 웃음 포인트는 짠한 감정을 금세 잊게 만들기도 했다. 화가 나 벽을 넘어와서 무작정 소리친 도경이 해영의 부모와 마주한 장면, 무엇 때문에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삼겹살 앞에서 무너져버린 도경, 밥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해영의 엄마, 그 와중에 밝힌 소금장 취향까지. 하지만 한참을 웃다보면 어느 샌가 또 흙해영, 도경, 이제는 금해영까지 짠해지는 경험을 겪게 한다. 심지어 무혐의로 풀려나온 한태진 역시 짠하다. 갈등은 조금만 더 넣어두고 조금만 더 설레길 바라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엮일 네 사람의 관계 역시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사랑받기도, 사랑하기도 참 어려운 흙해영이 얼른 제대로 된 사랑을 갖게 되길 응원하며 기다릴 수밖에.

수다포인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속옷에는 속옷. 멋있어요, 박수경!

-공기태(연우진)씨 반갑구만 반가워요.

-잘 먹었어, 맛있었어, 왜 욕은 해. 도경과 함께하는 설레는 4자토크!

-여자가 싸준 도시락도 먹었으니, 언젠가 고깔모자 쓴 모습도 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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