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EU 회원국들이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융커 위원장은 23일 유럽 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억8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유럽 대륙은 200만명의 난민을 수용할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최근 요르단 및 레바논 지도자들과 대화하면서 대부분의 EU 회원국보다 가난한 이들 국가가 EU 28개국이 받아들인 난민보다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한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히고 유럽이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EU 지역에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되면서 EU는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위기에 직면했다.

EU 집행위는 난민 16만명을 EU 회원국이 골고루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제의하고 이를 거부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그러나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난민 강제할당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부 국가가 국경통제를 시행하면서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 체제가 위기에 처한 데 대해서도 융커 위원장은 솅겐조약 수호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솅겐조약이 폐지되면 EU 역내 시장도 끝장이 날 것이며 실업 문제 등 EU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