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오프라인 유통사의 반격

물류 강한 오프라인업체
이마트, 냉장 운송 등 강점
롯데,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현대백화점, 고급 제품군 강화

"기술력이 성패 가른다"
롯데, 쇼핑 스타트업 지원…신세계, 모바일 웹 리뉴얼
미국 1위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임원진이 지난달 경기 김포시에 있는 이마트 온라인 전용 신선식품 물류센터를 방문했다. 이들은 신선식품 위주로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이마트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냉동 및 냉장 보관, 포장, 운송 시스템을 유심히 살펴본 아마존 고위 관계자는 이마트에 “중국에서 함께 사업할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했다.

최우정 신세계그룹 e커머스총괄 부사장은 “신선식품 중심으로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형태라 아마존뿐 아니라 다른 해외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공산품 위주에서 신선식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아마존에 이마트는 매력적인 사업 파트너일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 20년 '유통 빅뱅'] '클릭' 한 번에 채소·빙과류도 집앞에…아마존도 놀란 이마트 배송

상품 기획자의 바잉파워 활용

이마트몰이 주목받는 것은 신선식품 배송 노하우 때문이다. 최 부사장은 “신선식품 배송에는 냉장 물류 능력이 필수인데 일반적인 택배 경험만 가지고서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마트는 온도 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유명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녹지 않게 배송할 수 있을 정도로 신선도 유지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기존 점포들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의 옴니채널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창희 롯데미래전략센터 상무는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는 기존 온라인몰이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상품기획자(MD)의 바잉파워(구매력)를 온라인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희준 현대백화점 e커머스사업부장(상무)은 “더현대닷컴에서 파는 고급 제품은 일반 온라인 사업자들이 소싱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며 “고급화를 통해 상품을 차별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투자 경쟁 확대

후발주자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사업을 무작정 확대하기보다는 기술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다. 롯데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를 올해 초 출범시켰다. 온라인 쇼핑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필요하면 스타트업을 인수해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상무는 “미래의 온라인 쇼핑은 기존 사업자 간 대결이라기보다는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와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마케팅을 강화해 단기적인 점유율을 높이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도 기술이 빠르게 바뀌는 데 주목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2년 전 모바일 웹에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연동시키는 신기술을 도입해 모바일 웹을 리뉴얼한 뒤 온라인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이 3%에서 52%까지 증가했다”며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변화하지 않으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업체들도 주목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의 온라인 진출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기존의 온라인 사업자들에도 중요한 관심사다. 신현성 티몬 대표는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그룹 오너들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강해 보인다”며 “온라인 강자인 G마켓과 옥션 등도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11번가 사업을 총괄하는 장진혁 SK플래닛 상무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상품을 온라인에서 파는 수준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상품 구색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미 자리잡은 온라인몰과 경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강화에 대해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며 “직원들의 DNA와 마인드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진규/고은빛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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