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개장한 두산 두타면세점에 있는 ‘101글로벌’ 매장에서 직원이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오리콤 제공
지난 20일 개장한 두산 두타면세점에 있는 ‘101글로벌’ 매장에서 직원이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오리콤 제공
두산 계열 광고업체 오리콤이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진출을 돕는 패션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시작한 것. 오리콤이 광고 이외에 다른 사업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일잼과 콘돔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광고대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종합 콘텐츠 회사로 변신을 꾀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부사장·사진)가 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K패션 성장 지원

오리콤은 한화그룹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육성업체인 한화S&C드림플러스와 손잡고 패션 액셀러레이팅 사업 ‘101글로벌’을 시작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경쟁력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세계적인 ‘K패션’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해외시장 개척, 마케팅, 물류, 통관 등을 적극 지원한다.

온라인 도매거래 플랫폼(www.101.global)도 제공한다. 글로벌 바이어들은 이곳에서 엄선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또 상품 탐색과 주문, 결제, 배송 등 도매거래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관리할 수 있다. 신진 디자이너는 이 플랫폼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리콤과 한화S&C드림플러스는 노앙 플레이노모어 페이우 등 역량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100여개를 선정했다. 이들이 중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드림플러스센터 안에 쇼룸도 열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겨냥해 작년 말 갤러리아 63면세점에 ‘G.STREET 101’ 매장을 열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두타면세점에도 매장이 있다.

◆종합 콘텐츠 회사로 도약

오리콤은 2014년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아이디어 그룹’이란 비전을 선포했다. 급변하는 소비시장과 광고시장, 다양한 광고주의 요구를 예측하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정체된 국내 광고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같은 해 박서원 빅앤트 대표가 CCO로 왔다.

조직도 개편했다. 광고주별 팀제에서 콘셉트, 캠페인 솔루션, 디지털 솔루션, 프로모션 마케팅 등 역할별 팀제로 바꾼 것. ‘이것저것팀’도 신설했다. 오리콤의 모든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모아 꾸린 ‘어벤저스 팀’이다. 작년엔 한화그룹 계열 광고회사 한컴을 인수해 사업 확장의 기반을 다졌다.

비전 선포와 조직 개편 이후 창의적인 사업들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혼모를 방지할 목적으로 ‘바른생각’이란 콘돔을 선보였다. 작년엔 ‘이런쨈병’이란 재밌는 이름의 수제잼을 만들어 팔았다. 떨어지거나 상처가 나 상품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과일을 농가로부터 사들여 만든 잼이다.

남지연 오리콤 브랜드PR랩 국장은 “오리콤은 종합 콘텐츠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패션 액셀러레이팅 사업에까지 뛰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