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환 도너랜드 대표가 경기 안양 본사에서 ‘천사점토’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문정환 도너랜드 대표가 경기 안양 본사에서 ‘천사점토’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예전에는 찰흙이나 밀가루로 만든 점토가 미술시간 교재로 많이 쓰였지만 요즘엔 고무 인조펄프 등을 소재로 한 점토가 인기다.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미술 재료뿐 아니라 완구, 산업 소재 등으로 점토의 쓰임새가 넓어지는 추세다.

국내 점토완구 시장의 최강자는 도너랜드다. 혁신적인 소재 등을 내세워 플레이도우 등 외국 업체들의 공세를 막아내고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도너랜드는 ‘완구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활용 분야 다양해지는 점토

도너랜드의 시초는 1993년 설립된 ‘캠퍼스교재’다. 초기엔 수업용 미술 재료를 생산했다. 점토 제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점토 같은 촉감완구가 시대를 초월하는 놀이 수단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문정환 대표는 창업주인 김주영 도너랜드 감사의 매제로 개인사업을 하다가 합류해 2011년 대표가 됐다.

국내 점토완구 시장은 450억원 규모로 1조원인 전체 완구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다. 하지만 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놀이터 등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점토완구 인기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문 대표는 “점토는 장난감뿐 아니라 미술치료, 치매노인 치료, 산업용 모형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도구”라고 말했다. 도너랜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0% 안팎이다. 지난해 매출은 120억원이다.

○무게 기존 점토의 8분의 1 불과

이 회사의 간판 상품은 ‘천사점토’다. 아기 살갗처럼 촉감이 부드럽고 입자가 고와서 붙인 이름이다. 어린이들 사이에선 ‘천점’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천사점토엔 도너랜드의 기술력이 응집됐다. 나노기술을 활용한 천연 인조펄프 소재로 제조해 가볍고 조색력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문 대표는 “무게는 기존 점토의 8분의 1에 불과하다”며 “사인펜이나 볼펜으로 몇 번 칠하면 주먹만한 점토의 색깔이 바로 바뀌고 조색 효과도 자유롭게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에 묻지 않는 데다 물을 뿌리면 다시 촉촉해져 재활용이 가능하다. 2004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10억개 넘게 팔렸다.

○제품 종류만 2000여개

먼지가 나지 않고 잘 뭉쳐지는 모래형 점토 ‘뽀송이 모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점토 ‘크림도우’, 키덜트(아이 같은 어른)를 겨냥한 ‘미니어처 미니놀이’를 비롯해 물에 뜨는 점토, 거품점토, 실리콘점토 등 점토 제품의 종류는 2000개가 넘는다. 뽀송이 모래는 사막이 많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도너랜드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2005년 수출을 시작해 프랑스 독일 러시아 사우디 등 21개국에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는 미국과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다. 신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R&D)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문 대표는 “점토 분야에서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세계적인 히든 챔피언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양=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