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발전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

국방부가 병력을 확충하기 위해 이공계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계획에 국내 과학기술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공계 병역특례는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는 제도로, 산업기능요원은 특정 자격증을 소유하고 중소기업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는 것이고 전문연구요원은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가 병무청이 지정한 연구기관에서 연구개발(R&D)을 하는 것이다.

국내 과학기술 관련 단체의 모임인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은 18일 성명을 내고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하는 대과연은 국방부의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에 대해 큰 우려와 함께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과연은 "정부는 경쟁력 있는 과학기술 인력양성을 진정 포기하려는 것인가"라며 "누가 군의관, 법무관으로 갈 수 있는 타 분야와 대비해 과학기술계로 올 것인가.

과학기술 연구인력이 어떤 경력으로 연구하고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대과연은 또 "벤처기업에서의 인재유치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산업기능요원제도 졸속폐지의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하려 할 것인지도 우려된다"면서 "인구감소에 따른 국방력 감소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함은 당연하나 현대의 국방은 고도의 과학기술 기반에서 유지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 학생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학생회 대표들은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재학생 대상 서명운동 등을 통해 등 병역특례 폐지를 막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과 송희경 당선인도 18일 국내 과학기술계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서 의원과 송 당선인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방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이공계 대체복무 폐지 계획은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과학기술발전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라며 "특히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회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대학을 기초연구와 인력양성 기지로 체질을 바꿔나가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국방부가 이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과학기술계는 엄청난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에서 또 "KAIST에서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학생들이 매년 1천400여 건(2천300억 원)의 위성, 로봇, 국방, 항공 등 국가 R&D 과제와 400여 건(450억 원)의 산업체 위탁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라며 "졸업 후에는 창업 및 산업계로 진출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만약 국방부의 일방적인 대체복무 폐지가 그대로 추진된다면 수천억 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연구들이 수포가 될 수 있고, 가뜩이나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은 더욱 심화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전문연구요원(박사과정)의 국가 R&D 기여, 우수 이공계 인력의 유입·양성에서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현행제도 유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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