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판타스틱 듀오’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판타스틱 듀오’ 방송화면 캡처
SBS ‘일요일이 좋다 – 판타스틱 듀오’ 4회 2016년 5월 8일 오후 4시 50분

다섯줄요약
이선희?예진아씨가 2연승에 달성했다. 엑소(EXO)의 판타스틱 듀오(이하 판듀)로 4천 팀이 지원하는 사상 최대 경쟁률에서 뚝섬보이즈, 성내동 가시내들, 전라도 빨간 바지 총 세 팀이 최종 판듀 후보에 올라왔다. 결승전에서는 조성모?버거프린스, 엑소?전라도 빨간 바지, 변진섭?찰떡화음 순서로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졌지만, 이선희의 연승을 저지하진 못했다.

리뷰
엑소 팬들이 뿔났다. 엑소 판듀 후보 3팀이 첫 인상 경연에서 엑소의 노래가 아닌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고, 최종 판듀가 된 ‘전라도 빨간 바지’가 엑소 멤버들의 이름을 잘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판듀가 정규 편성된 이후 출연 가수의 곡이 아닌 다른 가수들의 곡으로 후보팀 경연을 한 건 처음인데, 방송 초반부터 굳이 이런 이례적인 사항을 만들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빨간 바지 또한 엑소 멤버들의 이름을 몰랐다면 그 태도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엑소 팬이 아닌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적어도 함께 듀엣할 가수 멤버들의 이름은 알고 나오는 게 예의일 테니까 말이다.

전라도 빨간 바지는 가수의 꿈을 접었다 다시 그 꿈을 실현하고자 방송에 나온 거라고 했다. 빨간 바지는 ‘팬으로 가수와 화합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이 무대를 가수 꿈을 이루려는 발판으로 삼고자’ 판듀에 출연한 목적이 더 강하다.

지난 설날 연휴 파일럿 방송 때 판듀는 장윤정과 칠순의 택시기사가 함께 부른 ‘초혼’으로 큰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택시기사는 현재 듀오 참가자들보다 가창력이 떨어졌지만,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초혼’이란 노래를 부른 마음, 칠순 노인의 절절한 아내 사랑이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장윤정이 노래를 부르다 감정에 복 받쳐 울 정도로, ‘초혼’ 무대를 통해 칠순 노인의 진심에 가수, 시청자 모두 함께 교감할 수 있었다.

‘초혼’ 무대에서 보듯 판듀는 노래를 통한 가수와 일반인 듀오 지원자의 교감에서 출발했다. 가수와 팬의 교감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그런데 파일럿 방송이 정규 편성된 뒤로 이런 교감?감동 코드가 조금 약해진 인상이다. 일반인 듀오 참가자들의 실력은 프로 가수들 뺨칠 정도의 가창력?무대 매너를 보여주곤 있지만, 몇몇 참가자들은 ‘오디션 무대’나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본 방송에 출연한 목적이 명확히 보인다. 이런 참가자들에게선 아무래도 가수와의 화합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돋보이고자 하는 게 더 중요할 것이다. 그들에겐 자신의 노래 실력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니까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없고, 또 이런 결정을 절대 비난해서도 안 되지만, 제작진의 태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작 중요시 여겨야 할 ‘진정성’, ‘교감’은 소홀이 여기고, 좋은 무대를 꾸미고자 최고 실력파의 듀오 지원자를 선정하겠다는 욕심을 부린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엑소 팬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제작진의 문제가 보이긴 하지만 상황이 어찌됐든, 이날 무대도 역시 판타스틱했다. 조성모?버거프린스는 첫 무대의 징크스를 깨고 엑소 팀, 변진섭 팀을 연달아 이겼다. 그만큼 조성모는 역대급 ‘흥 폭발’ 무대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엑소?전라도 빨간 바지는 화려한 군무?가창력의 ‘Love Me Right’로 ‘엑소는 한류 스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고, 변진섭은 찰떡화음과 환상의 트리오 하모니로 귀를 호강시켰다. 이선희?예진아씨는 역시 1대 판듀다웠다. 클래스가 다른 무대, 소름 돋는 무대를 보여줬다.

조성모가 버거프린스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무대에서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이나, 이선희와 예진아씨가 무대 시작 전 서로 눈 맞춤을 하는 것은 참 보기 좋은 광경이었다. 스타들과 듀오들의 美친 무대, 여기에 ‘초혼’에서 느꼈던 깊은 감동까지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 마음 깊숙이까지 파고들 수 있는 다음 무대를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이름은 ‘이선희’지만 판듀에선 ‘넘사벽’, ‘갓선희’로 불린다
– 20대 조성모(버거프린스)와 40대 조성모의 훈훈 케미 무대, 보는 이도 ‘흥’이 절로 폭발하네요
– ‘엑소 사생팬 유재환’이란 표현, 이건 좀…. ‘사생팬’이란 말 아무데나 갖다 부치지 맙시다

이윤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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