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방송캡처
사진=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방송캡처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 5회 2016년 5월 6일 금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김숙의 선택으로 민효린이 두 번째 꿈 계주로 선정됐다. 19살에 JYP의 연습생이 되어 가수를 꿈꾸다 포기한 경험이 있었던 민효린은 멤버들과 함께 걸그룹에 도전하기로 하고, 박진영에게 프로듀서가 되어줄 것을 청했다. 박진영은 멤버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표현해 보라고 요구했고, 멤버들의 솔직한 이야기와 민효린이 가져온 ‘코요테 어글리’ DVD에 영감을 얻게 된 그는 계약금 단돈 만 원에 흔쾌히 프로듀서직을 수락했다.

리뷰
첫 번째 꿈 계주 김숙에 이어 두 번째 계주 민효린의 도전이 시작됐다. 민효린이 멤버들과 함께 도전하기로 한 꿈은 바로 걸그룹. 19살에 JYP 연습생으로 가수를 꿈꿨지만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이번 도전은 자신의 인생의 첫 번째 꿈에 다시 도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도전이다. 그러나 김숙의 ‘버스 운전’이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도전이었던 것과 달리, 민효린의 도전은 박진영의 지적대로 너무 뻔할 수 있었기에 약간의 우려가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도전의 과정을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번 방송에서 제작진은 자칫 뻔하게 진행될 수 있는 도전의 과정을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통해 보다 진솔하고 깊이 있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은 프로듀서인 박진영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챙겨본다는 박진영은 애청자답게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데다, 노래를 부를 가수에 대해 알아야 그에 맞는 곡을 쓸 수 있다는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본격적인 도전에 앞서 멤버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표현하라는 과제를 주고, 편안한 대화를 통해 멤버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이끌어내었던 것이다.

박진영과의 대화를 통해 여섯 멤버들은 가족, 사랑과 같은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부터 연예인으로서의 고뇌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티파니는 주류음악을 하는 자신에 대해 편견을 갖고 바라보는 이들에게 ‘포스터 걸로 사는 것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연습노트를 보여줬다. ‘센 언니’라는 시선에 상처 입은 제시는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센 언니’란 ‘당차게 자신의 역경을 극복해낼 수 있는 언니’라 말한다. ‘사람들이 모두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다는 민효린의 고백에서는 대중들의 고정된 시선에 갇혀 한계에 부딪혀야 했고, 이 때문에 솔직한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던 그의 고민과 아픔을 읽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박진영이 자신이 프로듀싱할 가수를 이해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지만, 결국은 멤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또한 그동안의 편견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적당한 노래를 하나 골라 대강 연습하여 무대에 오르는 것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이번 도전은 그저 그런 피상적인 도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던 여섯 명의 ‘언니’들이 ‘나’를 돌아보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민효린이 선택한 영화 ‘코요테 어글리’가 그러했듯 ‘언니들의 슬램덩크’ 안에서는 전혀 다른 곳에서 온, 전혀 다른 개성의 ‘언니’들이 모여 꿈을 향해 함께 달려가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갈 이들만의 ‘코요테 어글리’는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의 도전이 더욱 기대된다.

수다포인트
–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어색한 SM 여가수(티파니)의 JYP 출근.
– JYP 막귀설. 라미란의 목소리에 이렇게도 쉽게 속아 넘어가다니!
– 요즘 대세 치타여사도 아들에게는 그저 ‘학원 억지로 보내는 사람’일뿐.
– ‘코요테 어글리’를 보고 단번에 떠올랐다는 박진영의 곡, 벌써 기대되네요.

김하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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