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BUSINESS] "건당 100원이면 앱 순위 2주안에 5위로…" 구글 플레이 유혹하는 '더티 플레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만 가능, 건당 100원, 2주 안에 5위권 진입, 대형 게임사 다수 참여.”

앱(응용프로그램) 마켓 ‘구글 플레이’의 순위 조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많다. 한경비즈니스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순위 조작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앱 개발자로 위장, 순위 조작 업체로 알려진 세 곳과 접촉한 결과 해외 계정 등을 활용해 구글 플레이의 다운로드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거나 인기 순위를 높이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었다.

A업체 관계자는 “애플은 기본적으로 정책이 폐쇄적이고 순위 조작 등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순위 조작) 작업이 성공하더라도 발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구글은 정책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이 ‘다운로드 숫자’를 공개하고 있는 점도 작업 대상으로 지목된 이유 중 하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 수를 집계해 공개하고 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다운로드 숫자를 집계해 (조작)작업을 요청한 광고주에게 확인해 줘야 하는데 애플 앱스토어는 그것부터 어렵다”고 설명했다.

C조작 업체 관계자는 “자세한 방법을 밝힐 수 없지만 다운로드 이후에도 앱을 삭제하지 않으면 구글은 작업된 다운로드 수를 그대로 진성 유저(앱을 이용하는 유저) 숫자로 인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순위 조작 작업비용은 다운로드 건당 100원대였다. 개인 앱 개발자는 150원, 대행사는 100원 선으로 책정되지만 앱의 성향이나 내용 등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작업은 보통 1000건 이상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작업에 필요한 장비(단말기 등으로 추정)와 인건비 등을 감안할 때 1000건은 돼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설명이다.

작업 유형도 다양해 다운로드 숫자를 원하는 만큼 늘려줘 랭킹 순위를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지정한 섹션(카테고리)의 순위를 보장해 주는 방법도 있었다. B업체 관계자는 “지정 섹션 5위권을 보장하는 데 1000만원 정도”라면서 “작업 기간은 보통 2~3주 걸리고 이후 순위를 유지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순위는 보통 한 달 정도 유지되는데, 이는 다운로드 숫자를 늘릴 때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작업 방법으로는 다수의 업체가 국내에서 수동으로 직접 다운로드를 한다고 답했다. 일부 업체들은 외국 업체와 협약해 정한 계정을 이용해 직접 다운로드를 하는데, 이를 두고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해외 작업장을 운영한다’고 말한다.

순위 조작 요청이 가장 많은 분야는 모바일 게임이었다. 게임 출시 초반 앱 마켓 상위 순위에 올라 기선을 제압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구글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의 공정한 순위가 매우 중요하다”며 “날로 다양해지는 마케팅 방법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협력 업체 등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화 한경비즈니스 기자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