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세제실이 독식하던 자리인데…차기 관세청장은 산업부 출신?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독식해 온 관세청장 자리에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거론되고 있다. 전통적인 관세 업무보다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면세점 관련 업무를 총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낙회 관세청장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후임 관세청장으로 정만기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서관은 산업부에서 무역정책관, 산업기반실장 등을 거쳤다.

관세청의 주요 업무는 수입품에 관세 및 내국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세제 관련 업무이기 때문에 관세청장은 기재부 출신들이 가는 자리로 인식돼 왔다. 기재부 세제실장의 영전 코스로 알려졌는데, 22대 허용석 전 청장부터 김낙회 청장까지 다섯 번 연속으로 세제실장이 청장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제 업무만 한 사람이 관세청장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이 꾸준히 나왔다. 면세점 허가권을 갖고 있는 관세청이 지난해부터 시내면세점을 선정하며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관세청이 면세점 관련 업무를 총괄하기에는 시장 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산업부나 (관광 유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로 면세점 관련 업무를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 비서관이 하마평에 오르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관세청의 부수 업무에서 핵심 업무로 격상된 면세점 업무를 총괄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