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첨단센서 개발, 중소기업에 적합하다
스마트폰과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이 인간과 만나기 위해서는 인식과 소통을 위해 최적화된 센서가 있어야 한다. 센서는 인간의 감각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주변 환경에 따라 적절한 신호를 만들어 두뇌에 해당하는 제어기에 보내는 일을 한다. 아무리 제어기가 우수하더라도 센서의 기능이 떨어지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고 원하는 동작을 얻을 수 없다.

2014년 기준 세계 센서시장은 미국, 일본, 독일, 중국이 72.4%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은 자동차,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 제조업이 골고루 발전해 센서산업도 발전할 토양이 충분하고, 정부도 융합을 기반으로 ‘첨단센서 육성사업’ 등 다양한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센서산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센서 핵심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65%에 불과하며, 첨단 센서는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자동차와 스마트기기에 쓰이는 센서 80% 이상이 해외 특허와 소재를 사용하며, 외국산 센서 소자를 수입 가공해 납품하는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센서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 수요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 센서에 대한 기술 부족과 일반 센서에 대한 가격 경쟁력 취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중소기업과 함께 인삼도난 방지 센서 등 다양한 센서 제품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원하는 성능과 모양을 가진 센서를 구할 수 없어 자체 개발하려고 했지만, 기술과 인력 부족으로 제품을 만들 수 없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감지 센싱 원리에 대한 특허와 센서 가공 공정기술 지원을 통해 다양한 시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소재, 정밀가공, 광학, 반도체 및 통신전문 연구원으로 융합형 연구팀을 구성해 센서 개발과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노키아의 쇠락으로 국가 경제에 큰 어려움을 겪은 핀란드도 기술력을 갖춘 인재들이 신기술산업 관련 창업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눈을 돌려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신기술산업의 다양성에 맞는 신축적인 대응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소량이라도 시장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전문 센서 중소기업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최현석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