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478회 2016년 4월 30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다섯줄 요약
‘토토가2-젝스키스’편의 마지막편이 방송되었다. 마지막 ‘하나마나’ 공연 장소가 상암 월드컵 경기장임을 알게 된 젝스키스 멤버들은 설렘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고지용이 함께하지 못하는 줄 알고 아쉬워하던 멤버들은 고지용이 깜짝 등장하자 감격스러워 하고, 마침내 무대에 오른 젝스키스는 변함없이 자신들을 잊지 않고 찾아와준 팬들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여섯 명의 완전체 젝스키스가 함께 부르는 ‘커플’ 무대로 ‘토토가’ 시즌2는 막을 내렸다.

리뷰
무려 16년 만의 재회였다. 그동안 소녀는 아이를 안은 엄마가 되었고, 스타는 어느덧 삼십대 후반이 되어 예전과 같은 풋풋한 모습은 없지만 서로의 변해버린 모습마저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를 함께 했던 이들은 그렇게 긴 이별 끝에 다시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젝스키스로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은 연예계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고지용은 물론, 다른 멤버들에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의 콘서트가 결정된 것을 알고 멤버들이 설레면서도 끊임없이 불안했던 것은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 팬들이 자신들을 잊었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팬들에게 그저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추억으로만 남는 것이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청춘의 시기는 잊을 수 없는 것이며, 그것은 젝스키스에게도, 젝스키스의 팬에게도, 혹은 젝스키스의 팬은 아니었어도 그 시절을 함께 누렸던 이들이라면 마찬가지다. 긴 시간 연예계를 떠나있었음에도 고지용이 쉽게 안무와 노래 가사, 무대 대형을 기억해낼 수 있었던 것은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활동하였던 시기의 기억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16년 만의 재회에 어색해도 뜨거운 포옹 한번이면 충분하였고, 얼굴의 점 하나라는 작은 변화도 알아챌 만큼 여전히 서로를 잘 알며, 부재한 멤버의 자리를 비워둘지언정 다른 사람으로 채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젝스키스’라는 찬란한 청춘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젝스키스 멤버들이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젝스키스’로서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던 것처럼, 서로 다른 자리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고 있었던 팬들 역시 ‘노랭이들(젝스키스 팬)’을 부르는 음성사서함의 메시지를 듣자마자 달려와 노란색 풍선을 흔들 만큼 청춘의 시기에 그들이 뜨겁게 사랑했던 젝스키스를 잊지 못했다. 이재진은 자신의 편은 동생 부부와 조카뿐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수없이 많은 ‘노랭이들’이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그의 편이 되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기억해 줄래’의 가사처럼 서로 사랑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던 가수와 팬은 이렇게 데뷔 20주년을 하루 앞둔 날에 기적처럼 다시 만나 돌아와 준, 혹은 기다려 준 서로에게 감사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무한도전(이하 무도)’ 제작진은 추억의 프로그램인 ‘아름다운 TV얼굴’을 재현하면서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시즌2를 통해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이야기하였다. ‘무언가를 오래 기다린 적이 있느냐’는 유재석의 질문으로 시작된 이 코너는 ‘오래 기다렸기에 더 소중하다’고 말하고, 젝스키스는 결국 우리의 청춘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고 말한다.

“젝키입니다”, 혹은 “젝스키스 고지용입니다”라는 16년 만의 인사말에 울컥해지는 것은 젝스키스 팬만은 아닐 것이다. 김재덕의 말대로 젝스키스는 젝스키스, 혹은 젝스키스 팬들만의 추억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청춘의 시기를 보냈던 모든 이들의 추억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젝스키스는 과거에 인기 있었던 가수일 뿐만 아니라 한 세대의 청춘 그 자체이며, ‘무도’가 ‘토토가’라는 기획을 이어가는 것 또한 단순히 추억의 가수를 소환하는 것을 넘어 우리들의 청춘을 돌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토토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무도’가 조명한 것은 90년대 말에 활발하게 활동한 가수였다. 그것은 이 시기가 ‘무도’ 멤버들과 제작진, 그리고 현재 문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세대가 10~20대를 보냈던 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와 다른 세대라 할지라도 누군가를 응원하고 뜨겁게 사랑해 본 이들이라면 충분히 ‘토토가’에 감동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토토가’는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청춘을 위하여.

수다포인트
– 토니의 말대로 H.O.T와 젝스키스가 함께 서는 연말 시상식, 실현될 수 있을까요?
– 일주일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던 댄싱머신 이재진, ‘백다운’ 완벽 재현!
– 얼굴도, 멘트도 그 시절 그대로인 진정한 ‘냉동인간’ 강성훈.
–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완전체 젝스키스, 그 어려운 걸 ‘무도’가 해내지 말입니다.
– 그러니 이제 ‘토토가’ 시즌3가 돌아올 날만 기다리고 있겠어요.

김하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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