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지난 6년간 자율주행차량 기술을 개발해온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자율주행 차량을 생산·판매할 파트너로 완성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를 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알파벳과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기술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막바지 단계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이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양측의 협력이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에서 시작해 확대될 것이라면서 이르면 29일에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협상은 몇 달 전부터 이어져 왔다.

구글의 자동차 개발 임원들은 차량을 자체적으로 만들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회사는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차 업체가 제작하는 차량에 탑재하기 위해 여러 자동차 제작사들과 논의해왔다.

구글과 FCA가 협력한다면 구글이 자율주행차의 두뇌를 개발하고 기술과 데이터도 소유한다는 뜻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 GM도 구글과 자율주행차 개발과 테스트에 대해 논의했지만, 기술과 데이터의 소유권을 놓고 충돌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말했다.

자동차산업 컨설턴트인 매리언 켈러는 이번 합의가 양사 모두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FCA는 독자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할 여력이 없으며 구글 같은 인터넷 기업은 공장에 수십억 달러를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사실상 구글이 원하는 것은 생산을 대행해주는 업체"라면서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이 원치 않을 조건을 받아들일 회사가 있다면 그곳은 FCA"라고 말했다.

구글은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생산시설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판매할 딜러 네트워크도 확보하는 셈이다. 구글은 지난 6년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면서 150만 마일(약 241만㎞) 거리의 실제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마르치오네 CEO는 지난 26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에 IT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과 개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른 업체와 협력하거나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는 최근 합병 후보군으로 포드, 도요타, 폴크스바겐을 지목했다. GM과의 합병을 원했으나 거절당했으며 한국의 현대기아차도 고려했지만 현대기아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자동차 제작사로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미국의 크라이슬러를 인수해 탄생했다.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외에도 지프, 닷지, 알파로메오, 마세라티 등의 브랜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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