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최대 도시락 업체인 호토모토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점 사업을 펴겠다고 선언했다. 호토모토는 약 2700개 매장에서 연간 3억개를 파는 테이크아웃 도시락의 최강자다. 2012년 동원수산과 합작으로 한국에 진출해 3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한국인의 입맛을 연구해왔다. 국내 1인 가구가 지난해 27%(서울은 36%)에 이를 정도로 계속 늘어나는 데다, 도시락을 비롯한 가정간편식 시장이 연 3조원 규모로 커져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것이다.

일본은 가히 ‘도시락 천국’이다. 편의점, 기차역 등 어디서나 다양하고 저렴한 도시락이 넘쳐난다. 특히 수백가지 ‘에키벤(弁·열차도시락)’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열차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이런 일본에서 1위인 호토모토는 모든 메뉴를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고 밥맛이 뛰어난 게 강점이라고 한다. 호토모토는 수년 내 한국 1위인 한솥도시락을 따라잡는 게 목표라고 공언하고 있다.

국내 도시락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도시락의 60%를 점유하는 한솥도시락은 670개인 매장을 2020년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CU, GS25 등 편의점들도 신메뉴 도시락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한다. 호토모토의 상륙으로 메뉴, 맛, 신선도, 가격 등에서 ‘도시락 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소비자들은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해외 강자가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국내 업계가 도태된 분야는 없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일제 코끼리밥솥을 밀어낸 것은 국내 밥솥 전문기업인 쿠쿠와 쿠첸이다. 유니클로가 선풍이라지만 국내 의류업계는 더 싸고 좋은 옷을 만들어 맞짱 뜨고 있다. 논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은 더욱 튼튼해진다. 호토모토의 본격 진출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