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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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정말 헬조선일까. 왜 우버를 혁신이라고 할까. 정규재뉴스에는 이런 질문에 답을 주는 코너가 있다. 매주 화요일 방송되는 이병태 교수(KAIST·경영학)의 코너다.

정규재 주필(왼쪽)과 이병태 KAIST 교수.
정규재 주필(왼쪽)과 이병태 KAIST 교수.
지난 3월29일 방송된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통신 시장 문제’에서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다뤘다. 이 교수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약탈적 가격’이지만 이는 오해라고 지적했다. “약탈적 가격은 독점적 사업자가 공급을 조절할 수 있을 때 가능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만으로도 공급이 넘치고 있다. 인수가 약탈적 가격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오해다.”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규제의 부작용’이다. 이 교수는 “정부의 입김이 강해질수록 기업 간에 ‘규제경쟁’을 하고 있다”며 “바람직한 시장경제에서는 기업들이 가격, 제품의 질 등에서 ‘혁신경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월5일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우버’에서는 우버가 가져온 혁신을 집중적으로 얘기했다. 이 교수는 우버가 교통 소외지역을 없앴다는 점부터 강조했다. 교통 소외지역은 저소득층이 많아 택시를 타기 어렵다지만 우버는 어려운 계층마저 택시보다 싼 가격에 대기시간까지 줄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버의 생산성은 택시의 세 배 정도 된다. 승객 없이 빈 차로 운행하는 거리가 우버는 0.56마일, 택시는 1.46마일이다. 게다가 우버 덕분에 음주운전 사고가 8% 정도 감소해 사회적 비용이 1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이렇게 생산성이 높은 것은 우버가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버는 택시보다 40%나 싼 요금을 받지만 이윤은 시간당 30% 이상 높다.” 이런 우버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건 ‘상호 평가주의’ 덕분이라고 했다. 우버는 운전사도 승객도 서로를 평가하기 때문에 그 평가를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평가가 나쁘면 선택받지 못하는 경쟁 시스템이어서 상호 신뢰가 쌓였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런 우버가 소비자의 후생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헬조선’에 대한 설명도 눈길을 끈다. 4월12일 방송에서 그는 통계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헬조선’을 말할 때 쓰는 통계 중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 등은 부정적인 의도가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자살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가 ‘우울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00명당 2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8명에 크게 못 미친다. 경제적으로 힘든 문제보다 정신질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이 크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획일적인 의료보험 체계에서의 의료 가격 통제”라고 분석했다.

노인 빈곤율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보다 공적·사적 연금 비중은 낮고 미신고 임대소득, 자녀로부터의 이전 소득 비중은 높은데 이런 한국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않고 ‘헬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형진 정규재뉴스 PD starhaw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