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KTOP엔터테인먼트의 신석호(지성) 이사는 소속그룹 잭슨의 차트 ‘올킬’을 위해 사재기 브로커 김 사장과 손을 잡는다. 스캔들을 막기 위해 기자에게 수도 없이 허리를 굽히고, 음악방송 PD에게는 화끈한 술 접대도 마다 않는다.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에는 어둡고 축축한 음지가 있는 법.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가 그려낸 모습이다.

연예계는 베일에 싸인 곳이다. 그래서 어쭙잖은 의심도 많이 받는다. 업계에 대한 대화는 늘 연예인들의 ‘싸가지’로 시작해 “그 바닥 원래 다 더럽다”로 끝나기 마련. 특히 ‘딴따라’의 1~2회 방송에서는 이 같은 의심에 불을 붙일만한 장면이 몇 있다. 그래서 ‘딴따라’ 업계 종사자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딴따라’, 실제는 어때요?”

사진제공=SBS ‘딴따라’ 방송화면
사진제공=SBS ‘딴따라’ 방송화면
Q. PD와 甲乙 관계, 실제는 어때요?

A. “과거에는 관계 마케팅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PD나 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도움을 주고받는 거예요. 그 땐 음악 방송에 한 번 출연하기 위해 매일 PD를 찾아갔죠. 수요일까지 못 만나면 그 주 출연은 물 건너가는 겁니다. 요즘은 달라요. ‘페이스 타임’이라는 게 있거든요. 공식적인 자리는 아니지만 암묵적인 합의 하에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에 방송국에 들어가 PD와 인사를 나누는 거죠. 사실 힘듭니다. 메이저 기획사와 준 메이저 기획사가 출연진의 80~90%를 먹어요. 규모가 영세한 회사는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아요. 관계 마케팅도 잘 통하지 않으니, 아무리 ‘기똥찬’ 매니저라고 해도 방송 출연이 쉽지만은 않죠.” – 매니저 출신 A 씨

딴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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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4시간이 모자란 하루, 실제는 어때요?

A. “이 업계에서 가장 힘든 건 주말이 따로 없다는 점이에요. 활동 중에는 특히 더 그렇죠. 음악 프로그램에 나간다고 하면, 새벽 6시에 리허설을 시작할 때도 있거든요. 방송이 끝난 뒤에 회식이 잡히면 그 자리에도 참석해야 하죠. 술 좋아하시는 PD들이 있으면, 술도 한 잔 마셔야 하고…. 그러다 보니 막내급 매니저들은 3개월이면 갈려요,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 가요 기획사 관계자 B 씨

A. “밤새 불 안 꺼지는 사무실을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웃음) 그리고 사실 아이돌 친구들이 잘하는 건 잘해도, 전혀 할 줄 모르는 영역도 있거든요. 그 부분은 회사에서 다 보살펴줘야 해요. 학업부터 시작해서 사적인 영역까지요. 태릉선수촌의 선수(아이돌)와 코치(회사 스태프)라고 생각하면 돼요. 24시간 내내 돌봐주는 거죠.” – 가요 기획사 관계자 C 씨
딴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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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음원 사재기, 실제는 어때요?

A. “물증은 없지만, 업계에 있다 보면 의심스러운 팀들이 많이 보여요. 특히 음원 사재기의 경우 브로커들의 조작에 의한 사재기인지, 팬들의 ‘총공’에 의한 것인지 불분명하죠. 음반은 사재기가 더욱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 가요 관계자 D 씨
딴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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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매니저 출신 제작자, 실제는 어때요?

A. “매니저들 가운데에는 궁극적으로 제작을 꿈꾸며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내 손으로 좋은 가수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노하우도 습득하고 네트워크도 만들어 가는 거죠. 그런데 요즘은 매니저가 제작을 하기에 환경이 많이 어려워졌어요. 일단 투자가 잘 안 됩니다. 제조업이 아니니,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잖아요. 그러다보니 투자자들도 안전장치를 거는 거예요. 매니저(제작자)에게 전속권을 안 넘깁니다. 같이 일을 하다가도 수틀리면 ‘너 나가. 다른 제작자 구하면 돼’ 하는 거죠. 매니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전보다 줄어든 셈입니다.” – 매니저 출신 E 씨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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