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대 가격에 대형차 뺨치는  성능과 기능…중형세단, 가성비 걸고 '중원싸움'
벚꽃이 지고 철쭉이 한창이다. 나들이하기 딱 좋은 때다. 야외에 놀러 갈 때는 보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캠핑카를 떠올리지만 최근엔 중형 세단을 찾는 젊은 층이 다시 많아졌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뛰어난 중형 세단 모델이 잇달아 등장하면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올봄부터 중형 세단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를 잡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독주하던 중형 세단 시장에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신차를 내놓으면서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소비자는 가격과 성능이 뛰어난 여러 중형 세단을 살펴보고 고를 수 있다.
2000만원대 가격에 대형차 뺨치는  성능과 기능…중형세단, 가성비 걸고 '중원싸움'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중형 세단은 지난달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다. 수입차를 살까 망설이던 젊은 층의 발길을 돌려세우며 출시 초기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M5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가격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차가 나오기 전까지 SM6는 기존 SM5보다 어느 정도 고급 차량으로 인식되면서 가격이 훨씬 높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SM6 가격은 2325만원(개별소비세 인하 반영 가격 기준)~3290만원이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 한국GM 말리부, 기아자동차 K5와 비슷하다. 가성비가 나름 뛰어나다는 얘기다. 출시 첫달인 지난달에만 6751대가 판매되면서 기아차 K5(4255대)를 누르고 쏘나타를 뒤쫓기 시작했다. 역동적인 디자인과 중형차에 처음 적용된 19인치 타이어, 테슬라를 연상시키는 8.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도 한몫하고 있다.
2017년형 쏘나타
2017년형 쏘나타
SM6의 인기는 현대차를 자극했다. 2017년형 쏘나타를 예상보다 2~3개월 빠른 지난 20일 선보이며 수성에 나섰다. 여성 운전자를 겨냥한 사양이 가장 눈에 띈다. 여성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자 운전석만 잠금 해제되는 ‘세이프티 언록’ 기능을 쏘나타 전 라인업에 적용했다. 2.0 가솔린 모델과 1.7 디젤 모델에는 여성이 좋아하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 △전방 주차 보조시스템 △자외선 차단 앞유리 등 사양을 적용한 ‘케어 플러스’ 트림을 추가했다. 작년 말 출시된 기아차 신형 K5도 지난달 4255대가 팔리는 등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중형 세단 전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한국GM의 말리부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이 오는 27일 모습을 드러내면 중형 세단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신형 말리부는 국산 중형 세단 중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장은 4922㎜로 현대차 그랜저(4920㎜)보다 길다. 1.5 터보와 2.0 터보 등 터보차저를 장착한 모델도 새로 투입된다. 구형 모델(1530㎏) 대비 130㎏ 이상 무게 감량에 성공해 연비 효율을 극대화했다.

가격 경쟁력을 지닌 수입차 중형 세단도 나왔다. 한국닛산은 19일 알티마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2990만~3880만원에 선보였다. 중형 세단 중 2000만원대 수입 신차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많은 소비자가 SUV를 찾다가 중형 세단 모델이 잇달아 새롭게 등장하면서 다시 중형차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형 세단을 고를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